“어제 오후 5시부터 기다리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한 번 해볼 만한 도전인 것 같아요.”
아이폰7 1호 가입자가 되기 위해 1박2일 노숙을 자청한 유병운 씨(25세)의 말이다. 유씨 외에도 KT 광화문지사 앞에는 19일 현재 아이폰7을 먼저 써보기 위해 줄을 선 대기자들이 5명이나 된다.
이들 모두 “먼저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이폰을 좋아하는 이유로는 “디자인과 보안성”을 꼽았다.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도 높았다.
유병문씨는 “작년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지난해 아이폰6S 1호 가입자가 2박3일을 기다렸다는 얘기를 듣고 올해는 하루 더 기다려야 되겠다는 생각에 하루 더 일찍 오게 됐다”고 말했다.
3호 대기자인 김성수(가명, 40)씨는 “재작년 아이폰6 출시 때도 일찍 써보겠다는 생각으로 왔다가 6번째 가입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아이폰6S 때는 6번째 가입자까지 애플워치를 경품으로 제공했는데”라며 멋쩍게 웃었다
KT는 올해 2호 가입자에게는 애플 워치2와 벨킨 액세서리를, 3~50호 가입자에게는 소니 플루투스 이어폰과 벨킨 액세서리를 제공한다.
배우 지망생이라는 4호 대기자인 윤민석(20세)씨 역시 “지난해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고3 입시생이어서 오지 못했다”며 “약정도 만료됐고 새로 휴대폰을 구입해야 되는 까닭에 보다 특별한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2호 대기자인 박현명(가명, 29세)씨는 “아이폰은 출시 직후나 그 이후에도 가격차이가 별로 없다”며 “때문에 아이폰을 일찍 구매하려는 이들은 대부분 먼저 써보고 싶어 하는 얼리어답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폰7이 혁신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디자인에서는 아이폰이 가장 낫다”라며 “중고가격이 쉽게 떨어지는 안드로이드폰 보다 가격방어 측면에서도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엔지니어로 일하는 5호 대기자 윤재웅(34세)씨가 줄을 서게 된 이유는 특별하다.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7 중 제트블랙 모델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섰다. 그는 이미 지난달 중순 1차 출시국인 일본에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를 구매한 상태다.
윤재웅 씨는 “내년이면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지 10년이 된다”며 “아마도 내년에는 아이폰이 혁신적으로 변화하는 해가 될 것이고, 제트블랙이 혁신적 변화가 일어나기 전 마지막 한정품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아이폰7이 담긴 박스를 꼽았다. 이번에 출시되는 모델 중 로즈골드, 실버, 블랙 모델을 담은 박스는 모두 흰색이지만 유독 제트블랙만 검정색 박스라는 것이다.
그는 “애플은 한정판이라고 출시하지 않고 출시 직후 단종을 시키는 방법으로 한정판을 만드는 데 특이하게 블랙박스에 담긴 제트블랙이 마지막 제품으로 꼽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는 다르지만 아이폰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며칠 씩 노숙을 할 만큼 충성 고객인 셈이다.
이들 모두 현재 통신사로 KT를 이용 중인 이용자들로 기기변경으로 아이폰7을 개통할 예정이다.
2호 대기자인 박현명씨는 “그동안 아이폰을 계속해서 써왔지만 사실 아이폰 유저들에게 가장 불편하고 부담은 AS”라며 “통신사로 KT를 선택한 이유는 올레AS센터프라자에 가면 아이폰 가입자들을 일대일로 AS를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고 별포인트를 이용해서 수리비를 지불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 SK텔레콤은 아직 1호 가입 매장 결정안돼
아직 SK텔레콤에서는 1호 가입자를 결정할 매장이 결정되지 않아 KT처럼 대기하는 인원은 없는 상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제품 출시 때마다 1호 가입자를 결정하는 매장을 랜덤으로 결정한다”며 “지난 갤럭시노트7 때는 강남점으로 결정했지만 아이폰7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곧 공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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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역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출시를 기념해 전국 9개 매장에서 매장별 1호 가입자 축하 세리머니를 계획하고 있는데, 강남점과 코엑스점에 각각 1호 대기자가 나온 상태다.
LG유플러스 가입자는 “9개 매장별 1호 가입자에게는 애플워치2 나이키 에디션과 에어팟 교환권을 지급한다”며 “1호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크다보니 소비자들의 문의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