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디자인 특허 상고심 마침내 시작

현지시각 11일 오전 10시…122년만의 승부 결론은?

홈&모바일입력 :2016/10/11 18:37    수정: 2016/10/11 18:3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마침내 122년 만의 ‘디자인 특허 소송 상고심’이 열린다.

삼성과 애플이 11일(현지 시각) 미국 대법원에서 디자인 특허 소송 관련 첫 공판을 연다. 이번 특허 소송 상고심은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IT업체들도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하는 것이 타당한 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IT업체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씨넷에 따르면 삼성은 11일 열릴 첫 공판을 앞두고 “혁신과 소비자 선택권을 말살할 가능성도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대법원이 (적절한) 지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삼성과 애플 간 디자인 특허 상고심이 열리게 될 미국 대법원. (사진=미국 대법원)

삼성은 또 “우리는 미래 혁신가들을 위한 길을 닦고 비이성적인 소송이 창의성을 말살할 위험이 없는 환경을 배양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대법원 상고심에 앞서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다고 씨넷이 전했다.

■ '일부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배상 타당한가"

2012년 시작된 이번 재판은 삼성과 애플 간의 1차 특허소송이다. 최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 전원합의체가 항소심 판결을 뒤집었던 2차 특허소송과는 별개 사안이다.

2012년 1심 판결 때는 삼성이 완패했다. 배심원들은 ‘고의로 특허 침해’했다면서 삼성에 10억 달러 배상금을 부과했다. 사실상 징벌적 제재에 가까운 판결이었다.

이후 항소심을 거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제품 특유의 분위기를 의미하는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 부분이 무죄로 판명되면서 삼성 배상금 규모도 5억4천8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2심 법원이 부과한 배상금은 삼성이 특허침해 기기 1천70만대를 판매해 총 35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는 계산을 기준으로 부과됐다.

미국 대법원의 대법관 회의실. (사진=미국 대법원)

삼성은 2심 판결 이후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상고 당시엔 실용특허 부분은 빼고 디자인 특허 침해에 대해서만 소송했다. 삼성은 1심 법원의 디자인 특허 평결 지침이 문제가 있었다는 부분과 함께 일부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기준으로 배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두 가지 상고 이유를 제시했다.

이 중 대법원은 두 번째 부분에 대해서만 삼성의 상고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이번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하는 것이 타당한 지 여부에 대해서 공방을 벌이게 된다.

따라서 대법원 상고심에선 디자인 특허와 관련된 배상금만 공방 대상이다. 삼성이 부과받은 배상금 5억4천800만 달러 중 디자인 특허 침해 부분은 3억9천900만 달러다.

■ 현재 대법관 8명…4대4 땐 하급심 판결 그대로 인용

첫날 공판은 11일 오전 10시(미국 동부 시각 기준)에 열린다. 공판은 약 한 시간 가량 계속될 예정이다.

이날 삼성 쪽에선 파트너 로펌인 퀸 엠마누엘의 캐서린 설리반 변호사가 참석한다. 애플 측에선 윌머헤일 로펌의 세스 왁스맨 변호사가 변론할 예정이다.

대법원 판사는 원래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모든 재판은 어떤 형태로든 결판이 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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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버츠 대법원장 (사진=미국 대법원)

그런데 현재 상황은 조금 묘하다. 지난 2월 안톤 스칼리아 대법관이 사망한 뒤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4대 4 동률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대4 동률이 나올 경우 어떻게 될까? 이럴 경우엔 하급심 판결이 그대로 인용된다. 따라서 4대 4 판결이 나오게 되면 삼성 패소 판결이 그대로 유지된다. 대법관 한 명 공석 상황이 삼성에겐 유리할 것 없는 셈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