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의 향수와 재미, 되돌려드리겠다”

엔씨소프트 한구민LD, 조수곤 기획3팀장, 김대권 사업팀장 인터뷰

게임입력 :2016/10/07 13:59    수정: 2016/10/11 15:19

“리니지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 제공하기 위해 수년간 분석하고 준비한 노력이 이번 업데이트에 담겨 있다."

18년간 꾸준히 이용자로부터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가 대규모 업데이트인 발라카스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 조수곤 기획3팀장, 김대권 사업팀장, 한구민LD.

이번 업데이트는 리니지에서 이용자들이 느꼈던 재미와 감성을 되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수년간의 시험과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선 어떤 것을 마련해야 하는지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러한 업데이트는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루에 약 1천 명 이상의 이용자가 리니지로 복귀하고 있을 정도다. 신규 서버인 서큐버스에는 이미 7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몰렸다.

업데이트 작업을 이끈 한구민 리드게임디자이너(LD)와 조수곤 리니지 개발실 기획3팀 팀장, 김대권 사업팀장을 만났다.

김대권 팀장은 “대규모 업데이트로 이용자가 대거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인 이용자들이 즐겁게 오래 게임을 즐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에게 기존의 감성과 향수를 제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충분한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 재미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리니지 신규 에피소드 업데이트.

한구민 리드게임디자이너(LD)는 “우리가 리니지가 더 좋아졌다, 재미있어졌다고 말한다고 해서 이용자가 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오랜만에 접속해도 이용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복귀하거나 새로 들어온 이용자가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은 정해져 있다. 무슨 직업을 할지, 어떤 장비를 맞출지 어디서 사냥을 하고 어떻게 레벨을 올릴지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최대한 채우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부담 없도록 캐릭터간 밸런스를 조절하고 아이템 제작 시스템일 개편했다. 누구나 일정 수준의 노력으로 충분히 사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제작시스템을 통해 아이템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그 동안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곳곳에 넣었다.

한 LD는 “아이템을 개편하면서 새로운 양손검을 추가하게 됐는데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 내부에서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싸울아비 장검이 최고이던 시절을 추억해 새롭게 추가하는 양손검의 이름을 싸울아비 대검으로 지었다”며 “이 밖에도 신성한 보호 망토 등 예전에 많이 쓰던 아이템이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접속한 이용자들은 리니지에서의 추억을 다시 회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사냥터를 찾을 수 있도록 몬스터 도감을 활용한 퀘스트가 추가됐다. 작년에 추가된 몬스터 도감은 단순히 필드에 있는 몬스터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에 그쳤지만 이제는 캐릭터의 레벨에 맞춰 잡아야 할 몬스터와 사냥터를 알려주고 이를 잡으면 추가 경험치 혜택을 제공한다.

리니지 신규 서버 '서큐버스'.

리니지는 비슷한 레벨 단계의 사냥터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이용자는 몬스터 도감의 퀘스트를 따라 사냥터를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

복귀한 이용자가 빠르게 기존 이용자와 함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성장을 지원하는 영웅 패키지도 선보인다. 높은 레벨의 캐릭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패키지를 판매한 하는 것도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부담을 덜면서도 이용자가 자신의 캐릭터에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계기와 예전에 자신이 캐릭터를 처음 키우던 감성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는 많은 콘텐츠를 한번에 공개해 이슈를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순차적으로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리니지 드래곤 리뉴얼.

한 LD는 “한번에 모든 콘텐츠를 공개하면 기존 이용자와 복귀 이용자 모두 처음 접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통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기존 이용자가 하나씩 먼저 경험하고 여유를 가지고 있으면 새롭게 들어온 이용자를 가르쳐 주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순차적 업데이트의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리니지의 핵심 콘텐츠인 경쟁 요소도 강화한다. 먼저 이를 위해 게임에서 제공하는 자원의 양을 늘려 전투를 위한 준비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한구민 LD는 “그동안은 자원을 대규모로 소비하는 콘텐츠인 전쟁을 벌이기엔 부담이 많았는데 제공하는 자원이 늘고 이용자에게 여유가 생기면서 더욱 적극적을 전쟁에 임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덕분에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소규모 혈맹 간 전쟁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권 팀장은 “지난 5월 개최한 오프라인 대회인 리니지 파이팅 챔피언십이 이용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혈맹 간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며 분위기를 뜨겁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10년 만에 시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도 이용자들이 원한다면 계속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발라카스 업데이트에서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리니지의 최종 콘텐츠 중 하나인 드래곤 레이드의 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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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곤 팀장은 “안타라스 등 드래곤이 보여준 첫 등장의 위압감은 리니지가 18년간 이어온 서비스 기간에서도 굉장한 것이었다. 하지만 5년 이상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용자들은 성장하고 드래곤은 멈춰있다 보니 지금은 주말 이벤트 느낌 정도로 많이 퇴색된 상황이다”라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하면 드래곤을 상대할 때의 긴장감과 잡았을 때의 쾌감과 그에 따른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구민 LD는 “이번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이 업데이트 내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보다는 왜 이런 콘텐츠가 추가되고 수정됐는지 서로 논의를 하고 좋은 의견을 제공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이용자들이 리니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게임을 즐겨 주시는 이용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