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난관 돌파할 8대 종합대책은?

소유겸영 개선-광대역화 등 주요 과제 '압축'

방송/통신입력 :2016/10/03 13:02    수정: 2016/10/03 13:11

미래창조과학부가 연내 ‘유료방송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난 2개월 간 연구반 운영과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8개 과제를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엔 소유겸영 규제 개선, 결합판매 개선 같이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향후 치열한 공방이 예고된다.

3일 정부가 마련중인 유료방송 종합대책으로, 8대 주요 아젠다가 논의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 유료방송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8대 과제로는 ▲유료방송 허가체계 통합 ▲소유겸영규제 개선 ▲사업권역 제한 완화 ▲결합판매시장 공정경쟁 환경 마련 ▲대가분쟁 조정기능 강화 ▲케이블방송 디지털전환 확산 ▲방송의 지역성 회복 및 강화 ▲유료방송 수익구조 개선 등이다.

정부는 지난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결정으로 무산되면서 유료방송 업계의 현안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인 발전방안을 논의해 왔다. 가입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TV업계의 자발적인 구조개편도 차단당하면서, 주무부처인 미래부가 대안모색에 나선 것이다. 미래부는 이번 기회에 케이블 업계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규모를 키울 방법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미래부는 8월 초부터 연구반인 ‘유료방송발전위원회’를 가동하고 논의 주제 설정에 돌입했다. 8월 말엔 케이블TV방송협회, 통신3사 및 IPTV방송협회, 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 사업자 들로부터 의견을 제출 받았다. 8가지 주요 논의 사항은 이런 과정을 거쳐 추려졌다.

8개 주제 중에서도 소유겸영규제와 결합판매 공정경쟁 환경 마련, 대가분쟁 조정기능 강화 등은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는 쟁점으로, 향후 논의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 소유겸영 규제-권역제한 완화-결합판매 공정경쟁 '뜨거운 감자'

정부와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규제 개선 과제로 ‘허가체제 단일화’, ‘소유겸영규제 개선’, ‘사업권역 제한 완화’ 등이 논의되고 있다. 유료방송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는 없는지 살펴보고 사업자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완화해 주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전체 시장구도에 가장 파급력이 큰 주제는 소유겸영 규제와 관련된 쟁점이다. 현재 방송법 상 소유겸영과 관련해서는 지상파, 케이블TV, 위성 등이 서로의 지분을 33% 초과해 지분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IPTV는 현재 제외돼 있지만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 규제를 받게 된다.

연구반은 지분율 규제가 합산규제(가입자수 3분의1 제한)와 이중규제에 해당 된다고 보고, 합산규제만 남겨놓고 지분율 규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사업자간 M&A가 좀 더 활발해 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 가입자 680만 명을 넘은 KT는 지분율 규제가 풀려도 추가적인 M&A가 어려운 상황인 반면, 나머지 사업자들은 지분율 규제만 없어지면 KT를 견제하면서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대할 수 있다.

사업권역 제한완화는 현재 78개로 쪼개져 있는 케이블TV 권역을 몇 개로 통합해 광대역화 하자는 논의다. 광대역화는 케이블TV의 사업성과 연관이 높다. 권역이 잘게 나눠져 있는 것보다 광역화 됐을 때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를 불허한 근거로 권역별 시장 지배력을 문제 삼은 만큼, 권역제한 완화는 향후 케이블TV 업계의 M&A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이 같은 논의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케이블TV의 존재 이유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지역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현재의 방송권역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결합상품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공정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과제도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KT,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유료방송 결합상품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서는 방송결합 및 위탁판매 재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련기사

그러나 SK텔레콤은 이같은 규제가 당초 결합상품을 도입했던 명분인 '소비자 편익'을 크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특정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제한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도 유료방송 활성화 정책이 자칫 소비자들의 편익을 침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케이블TV 업체들도 초기에는 이동통신사의 이동통신 상품을 포함한 결합상품 판매 전면 금지 등을 요구해 왔지만, 최근에는 SK텔레콤과 동등결합 상품 출시 논의가 급진전 되면서, 동등결합 활성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