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정기수기자)세계 3차 명차 브랜드 중 하나인 롤스로이스가 국내에 아시아 최초로 브랜드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롤스로이스 고객 만을 위한 시승은 물론, 맞춤생산 프로그램인 비스포크로 대표되는 장인정신을 보다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통해 향후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판매 네트워크 강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토스텐 뮐러 위트비스 롤스로이스모터카 CEO(최고경영자)는 29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지역의 탄탄한 성장을 위해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인 만큼,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면서 "브랜드 스튜디오 개설은 그 투자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아닌 한국에 첫 브랜드 스튜디오를 개설한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이 시장 규모면에서는 크지만, 한국은 지리적으로 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일본 등 주변 국가에서 많은 고객들이 이 스튜디오를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롤스로이스를 고객들이 경험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 차량을 타보는 것"이라며 "브랜드 스튜디오에 마련된 테스트 드라이브 트랙에서 실제 차량을 경험한 후, 편안하게 라운지에서 원하는 비스포크 사양을 지정하는 등 구매 상담을 할 수 있어 롤스로이스를 체험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 BMW 드라이빙 센터 내에 200㎡ 규모로 들어서는 롤스로이스모터카 스튜디오는 최신 모델을 교대로 전시하는 '자동차 갤러리'와 예약제로 운영되는 '아틀리에' 라운지로 구성된다. 아틀리에 라운지에서는 실제 적용되는 최고급 목재, 가죽은 물론 다양한 색상, 옵션을 감상하고 맞춤제작 서비스인 '비스포크' 옵션을 적용한 차량을 주문할 수 있다. 특히 2.6km에 달하는 폐쇄형 서킷과 주변 도로를 이용한 시승코스에서 본사 드라이빙 아카데미 소속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다양한 모델을 시승할 수 있다.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역시 "롤스로이스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업무용 차량 과세 등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고객들의 관심은 크게 변하고 있지 않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63대를 판매, 전년 대비 40% 크게 신장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는 38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3대 감소했다. 다만 주문 물량을 감안하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트비스 CEO는 "지난번 한국 방문 이후 한국 시장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면서 "고객이 늘어난 것은 물론 2도어 쿠페 레이스와 컨버터블 던 등 라인업이 추가되면서 젊은 고객들의 사랑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년 동안 롤스로이스의 평균 고객 연령층이 56세에서 45세로 10년 이상 낮아졌고 자가 운전자도 많아졌다"며 "레이스와 던 등 모델이 그동안 이런 변화를 이끌어왔고 서브 브랜드 개념인 블랙배지의 가세가 이런 흐름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 판매망 확대와 관련해서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확장할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서울과 오는 30일 두 번째로 문을 여는 부산 전시장, 브랜드 스튜디오 외에 추가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롤스로이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브렉시트 투표를 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영국 내 모든 사업은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롤스로이스의 경우 판매 물량의 약 90%를 수출하고 있어 향후 브렉시트가 유효 단계에 접어들면 롤스로이스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협상되길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롤스로이스는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신차 출시에도 주력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신형 팬텀'을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2018년 출시 예정인 롤스로이스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컬리넌'의 국내 도입도 유력하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위트비스 CEO의 일정 관계로 부득이하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열린 첫 자동차업계 행사가 됐다. 기자들이 자차나 롤스로이스가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에 도착한 점은 예전과 다름없었으나, 행사가 끝난 뒤에는 식사 대신 간단한 케이터링이 준비됐고 관례처럼 제공됐던 기념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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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기자 1인당 3만원 이하의 비용으로 치러졌다. 서울 광화문에서 영종도간 왕복 셔틀버스 교통비 2만원과 케이터링 서비스 1만원 등 총 3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중견 기자는 "법 시행 이후 업체나 언론 모두 알아서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기자는 행사장에서 식음료로 제공된 케이터링 서비스에는 손도 안 댄뒤, 각자 늦은 점심을 처리하러 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