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가 사용자 규모 2억명에 달하는 자사 노트 앱의 서비스 인프라를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체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돌아가는 서비스를 내놓은지 8년만이다. 자체 서버와 네트워크를 쓰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구글이 제공하는 인프라 확장성, 신기능에 활용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에 기대를 건 분위기다.
벤 맥코맥 에버노트 운영 담당 부사장은 최근 공식블로그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각국 사용자들에게 자체 인프라 대신 구글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이전을 예고했다. 그는 현재 구글 팀과 협력해 인프라 설계를 마무리짓는 중이며, 다음달 초부터 구글 서버로 데이터 동기화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 이전 작업이 연말까지 끝날 거라고 내다봤다.
[☞참조링크: Evernote의 미래는 클라우드에 있습니다]
에버노트는 사용자 데이터를 보관, 동기화하는 인프라로 가상서버 2천대 이상을 사용 중이다. 미국 경제지 포춘 보도에 따르면 에버노트가 데이터센터 2곳에 걸쳐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 규모는 3~3.5페타바이트(PB)에 달한다. 1PB 데이터는 4단짜리 서류철 수납장(캐비닛) 2천만개를 채울 수 있는 텍스트량에 맞먹는다.
[☞참조링크: Why Evernote Is Giving Up on Its Data Centers for Google Cloud]
■자체 서버 포기하는 이유 "확장성·딥러닝"
맥코맥 부사장은 "지금까지 에버노트는 서버와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소유, 구성, 관리해 왔다"며 "이 접근법을 통해 우리는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방식대로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유지비용이 많이 들고, 업그레이드가 느리며, 규모를 확장하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었다"며 "지금 갖춘 인프라는 현재 에버노트를 지원하기에 완벽하지만, 향후 요구될 속도와 유연성을 감안하면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에버노트는 노트 앱의 신기능, 개선사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일환으로 기존 운영방식을 점검했다. 점검 대상에 8년 넘게 운영해 온 자체 서버와 네트워크 인프라도 포함됐다. 그리고 클라우드형 데이터 솔루션을 채택할 때 장점이 많다는 판단을 내렸다.
맥코맥 부사장은 "앞으로 우리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해줄 서비스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택했다"며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통해 에버노트는 성능, 보안, 효율성, 확장성을 개선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 시간과 리소스를 집중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확장성, 속도, 안정성 외에도 구글을 통해 에버노트는 번역, 사진 관리, 음성 검색과 같은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딥 러닝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며 "우리는 여러분이 아이디어를 더 간편하게 연결짓고 에버노트 안의 정보를 검색하며 필요한 순간에 노트를 찾을 수 있도록 이런 기술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유저는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에버노트 인프라가 구글 기반으로 이전되는 건, 에버노트 서비스가 구글 계정이나 앱스 등 다른 서비스와 더 결합된다는 얘기와 무관하다.
공지에 따르면 오는 10월 10일부터 6~8주 기간동안 기존 에버노트 사용자 데이터의 물리적 위치가 구글 데이터센터로 이전된다. 이 작업은 백그라운드에서 진행된다. 즉 각 사용자들에게 인지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다만 "구글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마칠 무렵, 30분 이내의 서비스 정지가 2차례 있을 예정"이다.
사용자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문제는 없을까?
에버노트 측은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고려할 때 데이터의 보안과 프라이버시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었다"며 "회원님의 노트는 에버노트나 구글의 소유가 아니라 오로지 회원님 본인의 소유"라고 강조했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이전할 경우 사용자들이 요청해 온 '유휴 상태 데이터 암호화'같은 기능도 쓸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참조링크: Google 클라우드 플랫폼으로의 이전에 관한 FAQ]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라는 변수
외부에서 볼 때 에버노트의 구글 클라우드 이전 결정은 사업적으로 '불편한 동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거리다. 구글은 '킵(keep)'이라는 자체 서비스를 갖고 있고, 이는 노트 앱 시장에서 에버노트와 경쟁하는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구글 킵, 에버노트 상대론 역부족인 이유]
그러나 구글은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자로서, 에버노트같은 경쟁 업체라 하더라도 다른 플랫폼 사용자와 차별적으로 대우할 수 없는 처지다. 구글 클라우드가 에버노트 측에만 불리하게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면 에버노트가 구글 클라우드로 이전을 결정하지도 않았을 듯하다.
다만 구글 클라우드 인프라의 정책이나 특성이 향후 각국의 에버노트의 서비스 운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례로 구글은 한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사용자의 데이터는 물리적으로 국외에 있는 구글 클라우드와 동기화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아마존웹서비스(AWS)처럼 국내 인프라를 운영하는 사업자에서 돌아가는 서비스보다 에버노트나 앱 사용자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에버노트의 서비스는 현재 200개국 이상 지역에 31종 언어로 제공된다. 미국 외 지역 사용자가 4명 중 3명(76%)에 달할만큼 국외 사용자 비중이 많다. 특히 한국은 에버노트 사용자 규모 10위권에 든다. 국내 에버노트 사용자는 2012년말 기준 120만명, 창립 8주년을 기념한 올해 6월 하순 기준 4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기사: 에버노트, 국내 사용자 120만 돌파…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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