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자체 메신저 확산에 공격적인 이유

고객과 새 커뮤니케이션 수단..."카톡과 싸울 생각 없다"

인터넷입력 :2016/09/12 09:10

손경호 기자

우리은행이 올초 자체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내놨을때,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이 쏟아졌다. 특히 카카오톡이 있는데 위비톡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 의아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잘 나가는 모바일 메신저가 이미 많은데, 은행이 굳이 따로 만들 필요가 있냐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우리은행은 공격모드로 나왔다. 톱스타 유재석을 광고모델로 투입했다. 주변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데도 우리은행이 위비톡 확산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7일 위비뱅크, 위비톡 등 위비 기반 플랫폼을 총괄하는 우리은행 플랫폼 사업부 고정현 본부장은 "위비톡이 카카오톡처럼 3천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려던 서비스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좋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의 서비스를 인수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고객들을 위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운영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위비톡 가입자 수는 약 200만명에 달한다.

고 본부장은 "요즘 고객들은 웬만하면 (은행에서) 전화통화하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처럼 모바일메신저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들도 별다른 불편함 없이 자사 서비스와 관련한 각종 업무들을 충분히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스마트폰으로 계좌조회, 이체, 송금 등 대부분 업무를 볼 수 있는 만큼 상담창구로 전화나 문자가 아니라 모바일메신저를 고려해보겠다는 생각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그는 은행 입장에서 위비톡이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에 대해 "1차적으로 연간 30억원에 달하는 문자메시지(SMS) 전송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은행 입장에서 본인인증 혹은 각종 은행업무 관련 알림서비스를 문자메시지로 발송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위비톡을 사용해 줄이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은행 자회사까지 합치면 전송비용은 연간 약 35억원이 든다"고 덧붙였다. 물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위비톡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로 보인다.

그는 "고객들과 모바일메신저로 부담없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에 더해 고객이 메시지를 읽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도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척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위비톡은 현재 위비뱅크 관련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며 앞으로는 금융상품에 대해 상담해 주는 금융봇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고객들과 금융상품과 관련해 24시간 상담창구가 개설되는 셈이다.

관련기사

이에 더해 ID로 친구등록을 하면 우리은행 내 연구소에서 제작한 주택청약정보, 시황세무부동산정보, 일일금융시황 등과 관련된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카카오톡과는 다른 점이다.

위비톡이 카카오톡과 경쟁하는 모바일메신저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은행 고객들에게는 24시간 서비스 편의성과 각종 혜택을 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