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랑해요, LG"…러시아 홀린 LG 뚝심

'생산 10주년' 현지공장, '시그니처' 재도약

홈&모바일입력 :2016/09/08 11:20    수정: 2016/09/08 20:17

<루자(러시아)=조재환 기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약 86km 떨어진 작은 도시 루자에 위치한 LG전자 러시아 현지 생산 공장 내부엔 빨간색 풍선이 가득하다. 기자가 공장을 직접 방문한 지난 5일(현지시간), LG전자가 러시아 현지 생산체계를 돌입한지 1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현지 생산공장을 이끌고 있는 송대현 LG전자 러시아법인장 및 CIS(독립연합국가)지역 대표 부사장의 얼굴은 자신감이 가득했다. 지속적인 러시아 생산 투자와 러시아 현지 사회공헌활동으로 LG전자를 러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LG전자 러시아 생산공장 세탁기 생산 라인 모습 (사진=LG전자)

■깔끔한 공장 분위기, 러시아 현지 노동자 복지 최우선

LG전자가 러시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약 3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성사’ 간판을 달고 있었던 LG전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골드스타’ 브랜드로 러시아에 가전제품을 수출해 오다가 1990년대 한-러 수교 이후 현지에 모스크바 지사를 새로 설립했다.

LG전자는 지난 2006년 루자 지역에 생산공장을 세우고 러시아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TV와 모니터 2천만대, 세탁기 800만대, 냉장고 450만대 등이 이 지역 공장에 생산됐다.

이날 방문한 루자 지역 공장은 실제로 쉼없이 제품 생산이 이뤄졌다. A~C동으로 이뤄진 공장에는 생산라인 근무자들의 시력 보호를 위해 모든 조명 자체가 LED 조명에서 PLS(플라즈마) 조명으로 최근에 변경된 것도 눈에 띈다.

공장 분위기도 무척 깔끔하다. C동 사무실의 경우 지난해 준공돼 최적의 근무환경을 갖췄으며 회의실 등도 웬만한 사무공간 부럽지 않는 수준으로 꾸며졌다. 또 4천200제곱미터 규모의 복지관, 직원 식당, 의료 시설, 피트니스 센터, 문화교육시설 등도 마련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요리, 음악, 스포츠 등 문화적 소양을 키우는 위탁교육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생산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복지도 최우선이라는 것이 현지 공장을 이끌고 있는 송대현 부사장의 철학이다.

송대현 LG전자 러시아법인장 및 CIS(독립연합국가)지역 대표 부사장 (사진=LG전자)

■“위기를 기회로 삼자” 투자 전념한 러시아 공장

러시아 시장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에게 가장 어려운 시장 중 하나였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모라토리엄(지불유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루블화 가치 폭락 등의 경제 위기가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LG전자 루자 공장도 이에 따른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G전자가 내세운 전략은 바로 ‘투자’였다. 위험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마음가짐으로 투자를 진행했다는 것이 송 부사장의 설명이다.

LG전자에 따르면 러시아에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생산, 개발, 마케팅 등에 투자된 금액이 무려 4억 달러가 넘는다. 적극적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러시아 내 LG전자 직원은 1천600여명, 협력회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무려 4천여명에 달한다.

LG전자 러시아 공장 TV 생산 라인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TV로 러시아 시장 한단계 도약”

LG전자 루자 공장 TV 생산동은 총 5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420만대의 TV를 생산할 수 있고, 가전생산동은 세탁기 생산라인 2개, 냉장고 생산라인 1개를 통해 연간 200만대 이상을 생산해낸다. 현재까지 TV 또는 가전 생산능력을 대규모로 확장할 계획은 없다는 게 LG전자 러시아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LG전자는 러시아 현지에서 가장 크게 기대하는 제품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다.

LG전자 루자 공장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가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또 해당 제품을 현지 공장에 생산해 한단계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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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마 전자매장 '엠비디오'에 전시된 LG 시그니처 TV (사진=LG전자)

현재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는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 근처에 위치한 대형 전자매장 ’엠비디오‘에 주력 상품으로 배치돼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전국 주요 매장에 배치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의 초기 판매량이 꽤 긍정적인 편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구체적인 판매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송대현 부사장은 “러시아에서 최고의 가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은 흔들리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 온 인내와 열정”이라며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실천해 러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