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사장, 전 직원에 호소 "파업 대신 상생"

."조속한 임단협 타결 필요"...8월 1만대 생산차질에 내수 역주행

카테크입력 :2016/09/04 11:59    수정: 2016/09/04 17:23

정기수 기자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겸 CEO(최고경영자)가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전 직원에게 "파업 대신 상생을 통한 미래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4일 한국GM에 따르면 제임스 김 사장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한국GM은 작년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으며, 연이어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중 하나가 현재까지 진행 중인 2016년 임단협(임금·단체협약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한국GM은 올해 내수 시장에서 출범 이후 최고의 상반기 판매 실적을 달성했음은 물론, 글로벌 GM 내에서도 전년동기 대비 가장 높은 판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면서도 "경제위기와 경쟁사의 잇따른 신차 출시로 하반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사진=한국GM)

그러면서 "한국GM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해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 과제들을 극복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추가적인 생산 손실없이 올해 임단협을 조속히 타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무분규 타결에 이르렀던 지난 2년과 달리 지난달 초부터 이어진 노조의 파업으로 막대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올 들어 총 12차례의 부분파업으로 벌써 1만여대에 육박하는 차량을 제때 생산하지 못했다.

생산 차질은 실적 악화로 직결됐다. 지난달 한국GM은 국내시장에서 전월 대비 11.1% 감소한 1만2천773대에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동월 대비로도 올 들어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GM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여파로 판매 절벽이 극대화된 7월에도 내수 시장에서 15.8% 증가하며 신장세를 이어갔지만, 지난달에는 파업 여파로 7.7% 줄었다.

특히 올 상반기 중형세단 시장에서 새로운 볼륨 모델로 부상한 '말리부'는 직격탄을 맞았다. 말리부는 지난달 2천777대를 판매, 전월 대비 39.9% 급감했다. 차량이 생산되는 부평2공장의 가동률이 파업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이달 현재 말리부의 대기물량은 8천여대가 넘는다.

김 사장은 "지난 몇 주간 파업으로 인해 생산 물량에 큰 손실을 입었다"며 "이는 고객들이 우리의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가지는 신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사장은 특히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은)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을 지속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상반기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한팀으로 똘똘 뭉쳐 앞으로 나가야 한다. 직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다만 "직원 여러분이 회사를 위해 그동안 열심히 일한 노고와 헌신에 대해서는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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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2천50원 인상과 성과급 400% 등은 물론 ▲오는 2018년까지 8조원 투자계획 이행 ▲부평2공장 차세대 감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차세대 아베오 생산 ▲신형 중대형차 생산 등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에 대해 기본급 7만원 인상과 성과급 400만원, 격려금 500만원 등을 제시한 상태다.

한국GM은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상승과 수출 감소가 맞물려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한국GM은 2014년 순손실 3천43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천868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