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 국내 온라인 음악 시장 양강구도 재편 야심

인터넷입력 :2016/08/30 13:40    수정: 2016/08/30 14:35

황치규 기자

애플뮤직의 가세로 멜론이 절반 이상을 가져가고 벅스, 지니, 엠넷이 나머지를 나눠 갖는 국내 온라인 음악 시장 판세에 변화가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현재로썬 애플뮤직이 국내 온라인 음악 시장판을 뒤흔들 수준의 충격을 몰고온것 같지는 않다. 찻잔속 태풍이라는 평가가 많다. K-팝 음원이 부족하고 애플뮤직이 제공하는 개인화 추천 기능도 이미 멜론, 벅스 등 국내 업체도 공을 들여온 기능이어서 눈길을 확 끌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애플뮤직의 한국 진출 이후 국내 온라인 음악 시장은 역동성이 커진 분위기다. 특히 국내 온라인 음악 업체들이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는 등 이전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벅스도 최근 공격 모드로 나오는 음악 서비스 중 하나다.

벅스는 8월 들어 온라인 음악 사업 강화를 위한 굵직굵직한 뉴스들을 대거 쏟아냈다. 멜론 중심의 온라인 음악 시장 판세를 양강체제로 재편하고 싶어 하는 뉘앙스가 진하게 풍긴다. 벅스는 8월들어 고음질 음원 사이트 운영사 그루버스를 20억원에 인수했고 매월 3천원에 이용 가능한 니나노 클럽 시즌3도 오픈했다.

벅스는 7년 전부터 음질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9년FLAC(Free Lossless Audio Codec) 고음질 원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는 ‘슈퍼사운드’라는 캠페인 아래 고음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가운다 이뤄진 그루버스 인수는 고음질 시장 주도권에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기 위한 전술로 풀이된다. 그루버스가 운영하는 그루버스 사이트는 FLAC, MQS(Mastering Quality Sound), DSD(Direct Stream Digital) 등 전세계 고음질 음원만을 서비스 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 기기 제조 업체인 아이리버가 그루버스 지분 44.2%를 보유한 2대 주주(벅스 53.9%)라는 점도 눈에 띈다.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 시리즈로 대표되는 고음질 음향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벅스는 그루버스 인수를 계기로 아이리버와도 음악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벅스와 그루버스가 보유한 고음질 음원, 아이리버의 고음질 음향기기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루버스 인수 발표 후 벅스는 국내 음악 서비스 업체 중 최다인 1천800만곡을 확보하고, 이 중 국내 최초로 1천만곡을 실 서비스하고 있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Melodiya(멜로디야/ 러시아), Cedille(세이디/ 미국), Prophone(프로폰/ 스위스), Dacapo(다카포/ 덴마크) 등 대규모 음원을 보유한 해외 레이블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 음원 수 급증 배경이란게 회사측 설명. 벅스는 연말까지 나머지 800만곡 음원의 실 서비스 작업까지 완료하면서 ‘2천만곡 실 서비스’ 시대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벅스 관계자는 애플뮤직이 보유한 3천만곡에는 못미치지만 국내 업체들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라며 "제3세계 음악을 즐기면서 한국에서는 K-팝 음원을 기본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2일 벅스가 오픈한 ‘니나노 클럽’ 시즌3는 ‘정당한 방법으로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자부심과 즐길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문화 혜택까지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멤버십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니나노 클럽’ 시즌3의 가장 큰 특징은 1년간 월 3천원(첫 달 무료)에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저작권료는 정상가를 기준으로 배분하기 때문에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하지만, 벅스는 현재 유료가입자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멤버십에는 웹툰 플랫폼 코미코의 유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5천원 자유이용권 제공 혜택도 추가됐다.

관련기사

이외에도 멤버십 회원은 벅스가 실 서비스 중인 1천만 음원을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고, MP3와 FLAC 고음질 음원은 반 값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추가로 티켓 예매 서비스인 티켓링크에서 스포츠, 공연, 전시, 축제와 같은 문화 전반의 티켓을 구매할 경우 예매수수료가 전액 면제된다. 스타벅스, 카페베네, 투썸 플레이스, 엔제리너스에서 커피 구매 시 20% 상시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니나노 클럽 출시 전 40만 명에 불과했던 벅스 유료가입자가 현재는 7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번에 가격과 웹툰 코미코 자유이용권 등 새로운 혜택이 추가되면서 멤버십 가입자는 연내 94만명, 내년에는 109만명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