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방송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 콘텐츠 제공사업자 간 합리적인 콘텐츠 사용료 지급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송 수신료는 제자리걸음이거나 유료방송 사업자간 가격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줄어들고 반면, 콘텐츠 지급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2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정상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미디어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현재 유료방송 콘텐츠 사용료 지급 체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5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수신료 대비 콘텐츠 사용료 지급 규모는 45~55%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케이블TV사업자(SO)의 경우엔 2012년 32%였던 지급규모가 지난해 55.3%까지 치솟았다. 이는 IPTV 사업자 등장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신료 매출은 지난 몇년간 오히려 감소한 반면에, 콘텐츠 대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발제를 맡은 동아방송예술대 이재호 교수는 “콘텐츠 사용료 지급규모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원가에 해당하며, 사용료 지급 비율의 과도한 증가는 조만간 사업자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정된 수신료 매출에서 갑작스러운 콘텐츠 사용료 증가는 플랫폼 산업뿐만 아니라 일반PP에 대한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모수 축소로 이어져 콘텐츠 산업의 양극화, 콘텐츠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상파방송사, 종합편성채널,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콘텐츠 사업자 마다 콘텐츠 사용료 지급 방법이 각기 다른데 일반 PP들은 방송 사업 매출에 비례해 일정액을 지급받는 정률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에 지상파방송사는 가입자당재송신료(CPS)를 받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지속적으로 CPS 인상을 요구해, 현재는 400원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의 경우엔 방송사의 협상력에 따라 정액제나 정률제를 적용하고 있다.
정액제로 콘텐츠 대가를 크게 올리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다가는 일반PP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 들어 콘텐츠 산업의 균형발전을 해치게 될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케이블TV 사업자를 대표해 나온 금강방송 이한오 대표는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이 '중구난방식' 이라 신규사업을 위해 투자비를 마련하는 데도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콘텐츠 대가 지급체계를 정액제로 통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현재는 기준 없이 협상력에 따라 지급 체계가 결정되어 있는데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협상에 의해서 프로그램 사용료가 계속 산정된다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수익은 정체되어 있어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므로 방송 매출에 일정부분 지출하는 정률제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도 "매년 협상을 하는 데 지상파방송사들이 제시하는 금액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정률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무주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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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 과장과 신영규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 과장은 “해외에도 콘텐츠 대가에 대한 참조할만한 모델이 없어 어떤 방향으로 다루어야 할지 굉장히 어려운 주제”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해부터 재송신 협의체를 운영해 조만간 ‘재송신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가이드라인에 담길 내용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재송신 가이드라인에는 협상을 진행할 때 최소한 지켜야할 절차, 재송신 대가 산정 시 고려해야할 요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