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에서 방수팩 없이 사진 찍기. 공인인증서 없이 모바일뱅킹 하기. 지갑없이 결제하기. 메모지 없이도 메모하기. 그리고 케이블 없이 충전하기….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 중 처음 들어간 방수·방진 기능과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탑재된 홍채인식 기능 덕분이다. 'S펜'과 삼성페이, 무선충전 등 갤럭시 시리즈의 기존 무기들도 갤럭시 노트7에서 한층 강력해졌다.
'장안의 화제'인 갤럭시노트7 블루코랄 색상을 일주일 가량 사용해 볼 기회가 생겼다. 덕분에 뉴욕 언팩 현장에서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던 생활 밀착형 기능들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다. 써본 결과 갤럭시노트7의 인기가 절대 거품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 "워터파크 갈 때도 방수팩 필요 없어요"
갤럭시노트7의 진가는 곧 발휘됐다. 지난 주 충남 부여에 있는 한 워터파크를 찾았다. 갑자기 떠난 탓에 방수팩 등 물놀이에 필요한 준비물을 미리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걱정이 없었다. 갤럭시노트7에 지원되는 방수 기능 덕분이었다.
갤럭시노트7은 노트 시리즈 중 최초로 IP68의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한다. 이론적으로 1.5m 수심에서 최대 30분까지 견딜 수 있다. S펜 역시 동일한 등급의 방수방진이 가능하다. 덕분에 워터파크에서 스마트폰이 물에 젖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방수팩 없이도 아이와 함께 물놀이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물 속에서는 손가락 터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존 방수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수중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측면 볼륨 버튼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과 S펜 모두 방수를 지원하기 때문에 물 속에서도 터치를 활용한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물놀이 같은 특수한 상황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방수 기능은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하다. 실수로 변기에 빠뜨리더라도 비싼 비용을 내고 AS를 받아야 할 필요가 없고 비 오는 날에도 습기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기기에 물이 닿은 후에는 케이블 홀과 펜 거치대의 물기를 잘 말려줘야한다. 물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충전을 시도할 경우 ‘물기를 감지했다’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 S펜 덕분에 취재수첩 필요 없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시그니처인 'S펜'도 진화했다. 일단 펜촉이 전작의 절반 수준으로 얇아졌다. 게다가 다양한 필압을 지원해 더욱 정교하고 부드러운 필기가 가능해졌다. 종이에 글씨를 쓸 때와 필체 차이를 거의 느끼기 힘들 정도다.
전작부터 적용됐던 '꺼진 화면 메모' 기능도 사용해보니 매우 유용했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급하게 전화번호를 메모해야 할 때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S펜만 뽑으면 바로 메모가 가능하다. 신제품은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기능을 활용해 꺼진 화면 메모를 포스트잇 처럼 고정해둘 수 있어 중요한 내용을 기억해야 할 때 활용도가 높았다.
평소 취재 중 급하게 멘트를 받아적어야 하는 상황이 많은 편이다. 그동안은 주로 스마트폰 메모장에 입력했다. 하지만 메모장 앱을 실행해 키패드로 입력하는 것보다 펜을 꺼내 화면에 바로 필기하는 편이 훨씬 더 직관적이고 빨랐다. 내 필체와 거의 유사하게 써지기 때문에 키패드로 급하게 입력하다 오타를 내는 것보다 추후에 복기하기도 편했다.
기존 필기 관련 앱들이 ‘삼성 노트’ 하나로 통합됐기 때문에 S펜으로 쓰고 그린 모든 내용을 한 곳에서 확인하기도 쉬워졌다. 스마트폰으로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사용자들이라면 만족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판 메뉴에서 ▲수채화붓 ▲유화붓 ▲서예붓 ▲연필 ▲파스텔 ▲에어브러시 ▲마커펜 등 다양한 필기구를 선택할 수 있고 특히 유화붓을 선택하면 물감끼리 색이 섞이는 자연스러운 효과도 낼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번역 기능도 획기적이다.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에 있는 단어도 스캔이 가능하다. 아침 출근길 외신을 확인할 때 브라우저를 왔다갔다 하며 사전을 확인할 필요 없이 터치만으로 번역하고 싶은 단어 위에 S펜을 가져다대면 팝업창에 의미가 뜬다. 다만 사용상에 불편함은 있다. 글자가 비스듬히 있으면 정확한 인식이 힘들고, 언어도 수동으로 바꿔줘야 한다. 해외여행 시 메뉴판이나 간판을 번역할 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 패턴도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어요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관심을 받는 기능은 역시 홍채인식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중 사실상 처음으로 탑재된 기능이다. 사무실에서 리뷰를 하고 있으니 홍채인식을 한 번 사용해보자는 요청이 쇄도했다.
설정 메뉴에서 기기에 두 눈을 맞춘 채 몇 초 간 바라보고 있으면 간단히 홍채 등록이 된다. 그런 다음엔 본인 인증 시에 패턴이나 지문인식 대신 사용할 수 있다.
홍채를 등록할 때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벗고’, ‘직사광선이 내리쬐지 않는 환경에서’, ‘전면 홍채인식 스캐너를 잘 닦고 사용하라’는 주의사항이 있기 때문에 사용 시 불편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됐지만 강한 햇빛 아래 있거나 돋보기 안경을 쓴 것이 아니라면 잠깐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빛의 속도로 잠금해제가 이뤄진다.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탑재 소식이 들렸을 때 사용상의 불편함 때문에 단순 잠금해제 보다는 공인인증 등 특수한 경우에 주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보니 특정한 그립으로 스마트폰을 잡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잠금 해제 시에도 패턴은 물론 지문인식 보다 편리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적외선 카메라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이 부담스럽다면 귀여운 애니메이션으로 가릴 수도 있다.
물론 홍채가 지문보다 강력한 보안성을 갖춘 생체인식 수단인 만큼 보다 고차원적인 인증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과 함께 홍채 인식을 통해 웹사이트 로그인이나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삼성 패스'를 내놓고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홍채인식으로 로그인은 물론 계좌 조회, 이체 거래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같은 경우 홍채 인증 기반 공인인증서를 적용해 기존 공인인증서의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입력 단계를 홍채 인증으로 대신하는 식이다. KEB하나은행은 기존 공인인증서 업무를 홍채 인증으로 완전 대체하는 ‘셀카 뱅킹’ 서비스도 개시했다. 리뷰용 폰인 관계로 모바일 뱅킹 기능은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기존 공인인증을 대체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할 것 같다.
■ 하드웨어 흠 잡을 데 없네
갤럭시노트7의 하드웨어 성능은 그야 말로 ‘끝판왕’ 격이다. 아이폰3GS가 국내에 첫 상륙했을 때부터 최신 아이폰6S까지 줄곧 아이폰만 사용해왔던 기자의 관점에서도 “이제 아이폰의 메리트는 iOS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갤럭시S6 시리즈부터 이어진 메탈+글래스 조합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아질 만큼 높아졌다. 특히 이번 신제품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에는 처음으로 전면에도 듀얼 엣지 디자인이 적용돼 후면에만 엣지가 있었던 전작과 비교해 훨씬 날렵해진 느낌이 든다. 양 측면 베젤이 아예 없어지면서 5.7인치 대화면이 무색하게 한 손에 쥐고 사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국내에 출시된 골드 플래티넘, 실버 티타늄, 블루코랄 색상 중에서는 단연 신제품으로 처음으로 포함된 색상 옵션인 블루코랄이 눈에 띈다. 이전 블루 색상들에 비해 은은한 세련미가 특징이다.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변하는 색상도 매력적이다. 출시 전 접했던 제품 사진과 실물의 차이가 큰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갤럭시S7 시리즈에서 이어진 카메라 기능도 흠 잡을 데 없다. 개인적으로는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덕분에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모두 잘 잡아주는 표현력에 박수를 치고 싶다. 셀피(셀프카메라)를 촬영할 때도 넓어진 화각의 전면카메라 덕분에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USB C타입 커넥터를 채택했다. 확실히 충전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다. 마이크로USB처럼 꼭 위아래를 구분해 꽂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무선충전도 지원한다. 국내에는 무선충전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깔려있지 않지만 미국 출장 중 스타벅스 테이블에 설치돼있던 무선충전기를 이용해 충전하던 동료들의 갤럭시가 잠시 부러웠다.
■ 갤럭시노트7 썰썰썰...
갤럭시노트7 출시를 앞두고 ‘정부 3.0’ 앱 선탑재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국내 출시 행사에서 “스마트폰 초기 설정을 하면서 마지막 단계에서 다운로드를 할 것인지 소개를 해주는 것이지 선탑재는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통신사 선탑재 앱을 다운로드 선택이 가능하거나 지울 수 있도록 개선해왔는데 정부 앱도 마찬가지로 보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실제 초기 설정 과정 중 여러 가지 삼성 앱 다운로드를 선택하는 페이지에 정부 앱인 ‘안전신문고’와 ‘정부 3.0 서비스 알리미’도 포함돼있었다. 사용자가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하지 않은 앱은 체크를 해제하면 다운로드하지 않을 수 있다. 무심코 다운로드 했다면 추후 삭제도 가능하다.
지난해 갤럭시S6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삼성전자가 탈착형 배터리를 버리고 일체형 디자인을 처음 채택했을 때 많은 사용자들의 실망스러운 반응이 나왔다. 갤럭시노트7 역시 일체형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지만 배터리 부분에서는 사용 과정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용량은 3,500mAh으로 높은 편이고 기기 최적화로 효율성도 높아졌다. 실제 배터리 잔량이 16%가 남은 상태에서 약 8시간 사용이 가능했다. 여기에 절전모드를 선택하면 사용 가능 시간이 9시간50분으로 늘어나고 초절전모드를 사용하면 29시간30분까지 늘어난다. 초절전모드는 최대밝기를 80%를 제한하고 화면 해상도를 HD를 낮추는 동시에 디바이스 성능과 백그라운드 네트워크 사용을 제한하는 식으로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데 정말 긴급한 상황에서는 이 같은 방법으로 하루 정도 스마트폰을 켜져 있게 할 수 있는 셈이다.
■ 구매 팁 하나- 갤럭시노트7 싸게 사려면
갤럭시노트7 출고가는 98만8천900원이다. 각종 신기능이 추가되면서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7 88만원, 전작 갤럭시노트5 96만5천800원 보다 가격이 올랐다.
가격이 살짝 부담스럽다면 이동통신사들의 각종 혜택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2년 동안 최고 48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제휴 카드 할인과 1년 마다 새 단말기로 교체가 가능한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T삼성카드2 v2'로 할부금을 결제하는 고객에게 전월 실적에 따라 2년 약정 기준 최대 48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SK텔레콤 제휴 카드는 전월 30만원 이상 실적에 통신, 교통비를 포함한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가 포함돼 월마다 지출하는 고정 생활비를 해당 카드로 결제할 경우 할인 혜택을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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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도 2년 간 최대 48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슈퍼할부카드', LG유플러스는 단말 구매 시 10만원을 할인해주고 별도로 2년간 통신비가 최대 36만원 할인되는 '라이트플랜 신한카드'를 각각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통해 운영하는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인 갤럭시클럽도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면서 새롭게 나왔다. 까다롭다는 평가를 들었던 기기 반납 규정이 대폭 완화되고 액정 파손 관련 혜택이 커진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 역시 가입 1년 후 사용 중인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 역시 삼성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T갤럭시클럽을 운영한다. 이용료 월 9천900원을 1년간 납부한 이후 최신 기종으로 기기변경을 하면 갤럭시노트7의 잔여 할부금 최대 49만4천450원을 면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