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특히 중국인들의 모바일결제 사용자수 증가가 한국에 주는 의미는 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년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매년 증가해 7월 기준 91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8%에 달한다. 이들이 해외결제를 지원하는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행보도 분주하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가 한국에서 중국인 공략에 적극적인 데는 결제 수수료를 챙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결제로 맺는 관계를 다른 서비스로 확장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위챗은 카카오톡처럼 중국에서는 국민메신저로 통한다. 그동안 위챗은 쓰더라도 위챗페이는 쓰지 않았던 중국인들을 유치할 수 있고, 가맹점 입장에서는 위챗을 활용하는 수많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와 함께 위챗페이를 통해 쌓인 사용자들의 소비패턴 데이터는 텐센트가 위챗, 위챗페이는 물론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한 필요한 핵심데이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국내 가맹점 확대 차 방한한 텐센트 위챗페이 사업부 비즈니스 운영담당 릴리안 황 이사는 "기존 비즈니스에서 결제가 거래의 끝이었다면 위챗페이는 이를 거래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인기 모바일메신저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국내서 그렇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가 그래왔고, KT가 제공하는 스마트지갑인 '클립(CLiP)'도 지난해 말부터 비씨카드를 활용한 모바일결제(비씨페이)를 지원한다.
위챗페이는 중국 내 7억8천여명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 인기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통해 서비스 된다. 국내서도 가맹점들이 여건만 된다면 이러한 결제를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흥미로운 것은 위챗페이가 결제 자체의 편의성과 함께 이후에도 구매자들과 주기적인 스킨십을 갖도록 했다는 점이다. 위챗페이로 결제가 이뤄지면 고객은 해당 가맹점이 운영하는 '공중계정'에 자동으로 가입하게 된다. 카카오 플러스 친구와 유사하게 가맹점으로부터 각종 할인쿠폰이나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국내 서비스와 비교되는 점은 위챗페이를 통해 발급된 할인쿠폰이나 프로모션 혜택을 위챗에 친구로 등록된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황 이사는 "가맹점 입장에서 1대1이 아니라 1대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중계정을 통해 운영되는 온라인몰에서 오프라인에서 구매했던 상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예를들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제주도에서 판매하는 곰돌이 인형을 위챗페이로 국내 가맹점에서 이후 관광객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을 때에도 온라인으로 똑같이 곰돌이 인형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위챗페이의 송금 기능을 활용해 지인들로부터 전달받은 돈으로 현지에서 같은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위챗페이는 지난해 3월부터 하나금융그룹을 통해 결제대행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KEB하나카드 가맹점들이라면 별다른 절차 없이도 위챗페이를 쓸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국내 위챗페이 가맹점 수는 211개로, 거래건수는 35만건, 거래금액은 50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우리은행, 신세계I&C, 나이스정보통신, KCP, KG이니시스, 다날, KRP 등도 위챗페이 국내 파트너사들이다.
다음은 위챗페이에 대한 릴리안 황 이사와 일문일답이다.
◆왜 한국시장이 중요한가?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관광에 대한 의지가 높고, 소비력도 높다. 지난해 방한한 중국 관광객은 615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60%를 차지했다.
◆알리페이와는 경쟁관계 아니냐, 어떤 차별화 전략이 있나?
아직까지는 경쟁관계라기보다는 공동성장 단계에 있다고 본다. 중국은 모바일 결제 발전 속도가 빠르고, 현지 가맹점이 늘어나는 중이고, 모바일 결제 사용자 수가 늘고 있지만 더 많은 모바일결제 사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어주기를 바란다.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나금융그룹과 단독 제휴 관계인가?
그렇지는 않다. 위챗페이는 중국과 해외에서 똑같은 개방적 플랫폼을 제공한다. 어떤 곳이든 실력과 기술력, 필요한 시스템을 갖췄다면 파트너가 될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모든 조건에 부합하기 때문에 협력관계를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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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페이에 대한 해킹이나 스마트폰 분실 등으로 인한 부정결제는 어떻게 대응하나?
모회사인 텐센트를 10년 간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행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이와 함께 해킹 등 사고에 대해서는 텐센트 그룹 차원에서 안전기술팀이 통제하고 있다. 스마트폰 분실로 부정결제가 일어났을 경우 사용자의 기존 구매습관에 따라 소액결제하던 사용자가 갑자기 큰 규모 거래를 기존과 다른 시간대에 진행한다면 별도 조치가 취해진다. 사고가 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은 보험사에서 지도록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