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한국형 OTT 기기, 이대로 사라지나

티빙스틱 서비스 존폐 위기…핵심 콘텐츠 중단

방송/통신입력 :2016/08/07 12:22    수정: 2016/08/07 14:50

CJ헬로비전은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 티빙스틱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까?

티빙스틱 사업이 존폐 기로에 섰다. 당초 기기에서 지원하던 핵심 콘텐츠 대분은 수급 비용 문제로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온오프라인 통틀어 티빙스틱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도 현재 전무하다. 수요가 없다보니, 추가 생산도, 마케팅도 중단 상태다.

일각에선 SK텔레콤과 합병이 불발된 상황에서 티빙스틱 사업을 철수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티빙스틱

■ 유통점 재고 소진 이후 추가 생산-유통 중단

5일 현재 티빙스틱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은 전무한 상황이다. 티빙스틱 공식 홈페이지 표시된 온라인 구매처에 들어가 보면 ‘품절상태’로 나와 있다. 주문이 가능하다고 표시된 사이트가 한 곳 있지만 확인 결과 운영실수로 품절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였다.

고객 상품평 등을 종합해 보면 지난 3월 말까지 구매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유통점 재고 소진 이후 추가 생산 및 유통이 중단된 상태다. 티빙스틱 추가 생산에 대해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찾는 고객이 있으면 생산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VOD다시보기, 프로야구 야구 중계 등 기존에 제공돼 온 중요 서비스 대부분이 중단되면서 기존 티빙스틱 사용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프로야구 중계 채널을 중단했고, 7월부터는 VOD 서비스를 중단했다.

8월말 이후엔 tvN, 엠넷, 온스타일 등 CJ E&M 인기 실시간 채널도 빠질 예정이다. 앞으로 이용가능한 서비스는 종합편성과 YTN, 홈쇼핑, 취미. 종교 방송 등 무료 채널 시청뿐이다.

서비스 중단에 대해 CJ헬로비전 관계자는 “티빙스틱이 계속 적자사업이라 콘텐츠 수급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서비스 축소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원하는 경우 티빙스틱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환불처리해주고 있다.

■ "스틱 사업 전략 방향 정해지지 않았다"

SK텔레콤과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면서 티빙스틱 서비스 정체성은 방향을 잃은 상태다. 당초 티빙스틱은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볼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에 특화된 디바이스로 출시됐다.

하지만 SK텔레콤과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티빙은 올해 1월 CJ그룹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CJ E&M에 이전하고 티빙스틱 하드웨어만 CJ헬로비전에 남았다. 합병 기업인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에 특화된 하드웨어로 변신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티빙스틱의 활용도가 모호해진 상황이다.

티빙스틱과 CJ E&M으로 넘어간 티빙은 다시 사업을 합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최근 들어 더 철저하게 티빙과 티빙스틱을 분리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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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티빙스틱이라는 이름도 티빙 뺀 그냥 ‘스틱’으로 변경됐다. 그 동안은 티빙과 티빙스틱이 하나의 회원 시스템으로 관리됐지만, 최근엔 스틱 사용자들은 별도의 회원 가입절차를 거치도록 해 분리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CJ E&M 콘텐츠도 스틱에서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용도가 모호해진 스틱 사업을 CJ헬로비전이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에선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CJ헬로비전 측은 “스틱 사업의 전략적 방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