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뿐아니라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들에게도 파편화(fragmentation)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지디넷 기고가 아드리안 킹슬리 휴즈는 지난 22일 게재된 뉴스를 통해 "안드로이드 파편화는 익히 알려지고 문서화된 문제지만 iOS 파편화(문제)도 증가 추세"라고 평했다. [☞참조링크: Move over Android, iOS also has a fragmentation problem]
사용자 기기의 앱 구동 환경이 제각각이라 개발자가 일관되게 대응할 수 없음을 뜻하는 파편화는 안드로이드 앱 시장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다. 제조사 수천곳에서 수만가지 모델을 출시하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일관된 앱 구동 환경을 보장하기 어렵다.
특히 시중에 유통되는 안드로이드 기기의 운영체제(OS) 버전이 제각각이라, 앱 개발자들이 일일이 대응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다. 대응 환경의 가짓수가 늘면 그만큼 개발 기간과 비용은 늘고 유지관리 및 최신 OS에서만 제공되는 기능 활용이 어려워진다.
구글은 제조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최신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파편화 문제는 심각하다. 킹슬리 휴즈는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앱텔리전트(Apteligent) 자료를 인용해 안드로이드의 파편화가 여전히 실존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신 정식판인 안드로이드6.0 마시멜로 구동 기기는 전체 시장에서 30.75%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직전 안드로이드5.0 및 5.1 롤리팝 버전의 36.72% 비중보다 적다. 그보다 더 오래된 안드로이드4.4 킷캣 버전의 비중도 24.05%에 달한다.
이 자료상의 수치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앱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 기기 10대 중 9대 이상의 사용자 환경에 대응하려면 적어도 3가지 이상의 안드로이드 OS 버전에서 구동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구글은 제조사들이 신형 및 기존 단말에 최신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도록 강제할 수 없지만 애플은 자체 OS 기기를 직접 만들어 팔기 때문에 파편화 문제라 지적할만한 현상은 없었다.
그러나 킹슬리 휴즈는 앱텔리전트 자료의 수치를 보면 이제 iOS에서도 파편화 조짐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애플OS 최신버전이라 할 수 있는 iOS 9.3 버전대 환경을 구동하지 않는 기기 비중이 도합 20%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인용된 자료에 따르면 iOS 9.3.2 버전은 72.0%, 9.3.0과 9.3.1 버전은 7.3%다. iOS 9.2.0 및 9.2.1 버전은 7.0%, iOS 9.1.0 버전은 2.3%, 9.0 버전은 0.9%, iOS 8 버전대는 7.2%, 7 버전대는 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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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개발자들은 애플의 최신OS 환경만 지원하는 것으로 iOS 기기 10대 중 7대 이상의 사용자에 대응할 수 있다. 최신 OS 환경만 지원했을 때 대응 가능한 사용자 비중이 그 절반에 못 미치는 안드로이드 OS에 비해 훨씬 사정이 낫다는 얘기다.
당장 iOS의 파편화 현상을 기정사실화하는 건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 다만 킹슬리 휴즈는 사용자가 iOS 8 버전대 환경에서 더 이상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있는 애플 기기가 대략 7천만대에 달하는데, 그 사용자에게 반드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만한 이득이 없는 것 같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형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이런 판단을 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파편화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