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합병불발에 따라 불가피하게 기존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 할 상황인데다,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전 계열사에 혁신방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한 만큼, 변화와 혁신의 강도는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두 회사는 비록 케이블TV와의 플랫폼 통합은 중단됐지만, 모바일 중심의 신규 플랫폼 비즈니스와 콘텐츠 투자는 예정대로 지속할 방침이다. 또한 합병 불허에 따른 후폭풍을 조기에 매듭짓고,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통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8일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허함에 따라, 글로벌 플랫폼 구축-콘텐츠 강화 등을 모토로 내세웠던 SK텔레콤-SK브로드밴의 미디어 전략은 일단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을 통해 미디어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고,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로 글로벌 진출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기존 플랫폼 확대- 콘텐츠 강화 전략은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IoT 전국망 구축, 5G 조기 구현을 위한 차세대 네트워크 사업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J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을 전제로 한 미디어 플랫폼 전략에는 차질이 생겼지만 다른 추진전략을 앞세워 앞으로도 계속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 도전할 것”이라면서 “다만, 그룹에서 요구한 10월 혁신안과 관련해서는 아직 전략을 구상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케이블TV 플랫폼 통합은 불가능해 졌지만,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추진됐던 미디어 플랫폼 확대, 콘텐츠 투자확대 전략은 계획한 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스마트빔, 펫 케어(Pet Care) 플랫폼, 키즈 플랫폼, T전화 등 생활플랫폼 서비스를 늘려나가면서 1인 미디어 부터 전문 방송국까지 다양한 미디어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과 서비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콘텐츠 투자 확대 전략은 중단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과의 합병으로 대규모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생태계 전체를 개선하려던 계획은 일단 중단됐지만,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콘텐츠를 직접 제작, 공급하는 것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수급 능력을 갖춘 업체와의 제휴 등도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 하는 ‘옥수수’를 통해 자체 제작한 쇼,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미 이 회사는 영화 평론 콘텐츠를 단독 제공 중이며, 외주제작사가 만든 뷰티 리뷰 프로그램과 모바일 드라마 등을 공급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CJ헬로비전과의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면 훨씬 좋은 콘텐츠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겠지만, 콘텐츠와 인터넷 망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답은 콘텐츠 품질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에 애니매니션 뿐만 아니라 드라마 등 고품질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인력 보강과 다양한 준비 작업들을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달 전국망을 구축한 ‘로라’와 이달 3월 구축한 LTE-M 네트워크를 통해 하이브리드형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 한다. SK텔레콤은 올 연말까지 20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 2020년 13조7천억원으로 예상되는 국내 IoT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은 202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5G 네트워크 기술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의한 5G 최소 충족 요건 중 하나인 20Gbps 이상의 5G 속도를 달성한 만큼, 다양하게 정의될 기술 요건을 충족하는 5G 기술과 서비스 선점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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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이외에도 최태원 회장이 전반적인 경영혁신을 주문한 만큼, 새로운 형태의 조직개편, 사업부문 개편도 예고되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으로서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에 따른 새로운 대응 전략과,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IPTV 등 기존 주력 사업을 뛰어넘는 혁신안을 같이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관습의 틀을 깨고 기존 SK를 바꿔달라"며 올 10월로 예정된 CEO세미나 때까지 혁신안을 구상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돈 버는 방법 ▲일하는 방법 ▲자산의 효율화 등 3가지 관점에서 변화의 계획과 방식을 구체화시켜 줄 것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