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지도데이터 반출? 구글이 한국법 따르면 될 문제"

"글로벌 서비스도 국내 업체와 공정하게 경쟁해야"

인터넷입력 :2016/07/15 17:31    수정: 2016/07/15 17:36

"사업을 하려면 국가마다 룰이 있다. 구글 지도도 좋으면 당연히 들어와야 하고 거기서 경쟁해야 한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세금 정확하게 내고 데이터가 어디있고 어떻게 쓰이는지 알도록 해야 한다."

네이버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국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의 한국 지도 데이터 반출 시도와 관련해 구글이 한국의 법제도를 준수하면 해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구글 때문에 한국에서 적용되는 룰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해진 의장은 15일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의 한국 지도 데이터 반출 시도에 대한 질문에 구글이 마음만 먹으면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시도을 둘러싼 논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구글은 최근 한국 정부에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조건에 부합해야 구글에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에서 쓰는 구글지도는 도보 길찾기나 고화질 항공사진과 같은 고급 기능을 쓸 수 없다. 때문에 네이버와 카카오 지도서비스와 비교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구글은 현재 SK플래닛이 제공한 데이터를 갖고 한국 지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플래닛이 구글에 준 데이터는 한국 정부가 외국에 반출해도 된다고 허락한 것만 담고 있다. 일부 데이터가 빠져 있으니, 구글지도는 네이버나 카카오 지도 서비스에 밀릴 수 밖에 없다.

구글은 한국 구글지도 서비스 개선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려 시도했지만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한국 정부가 연구 목적으로 일부 지역 지도 반출을 신청한 것을 승인한 사례는 있었지만, 구글처럼 상업적 목적으로 전국 지도 반출을 허가한 경우는 없다.

정부는 구글이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려면 한국 안보상 민감한 데이터가 노출되는 것은 막아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글이 갖고 있는 데이터에 한국에서 가져간 지도 데이터를 결합하면 군사 시설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으니, 그걸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다.한국 정부가 내건 조건은 구글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 구글은 (데이터 보안 처리 없이) 가져간 정보 그대로 서비스하길 원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 국가의 요구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이해진 의장은 "구글처럼 자본력이 있는 회사면 국내 제도 아래서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구글이 국내 제도를 따르는걸 수용하지 않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회사가 돈을 벌면 매출을 알리고 세금도 내야 하는데, 지금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이 국내서 얼마를 벌어가는지 모르고 알수도 없다"면서 "네이버가 그랬다면 정부나 여론이 용서할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런 논란을 그대로 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의장은 글로벌 업체들도 한국에서는 국내 업체들과 같은 룰을 적용받고 경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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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라도 해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사그램과 같은 거대 미국 서비스들을 상대로한 경쟁에서는 어떻게 생존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데, 국내 제도가 해외 업체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논리다.

그는 "네이버가 공룡이면 구글은 고질라다. 구글 지도가 좋으면 국내에 들어와야 하고, 국내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며 "중국과 유럽에서는 사용자 정보를 어떻게 보호할지 관련 법안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마치 구글이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못해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진다거나 게임을 못할 것 처럼 얘기하는 건 개인적인 시각에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