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중국發 악재에 LG·삼성 '시름'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불확실성 해소 숙제 떠올라

홈&모바일입력 :2016/06/24 14:47    수정: 2016/06/24 14:47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최근 잇따른 대외 악재로 시름하고 있다.

시련의 첫 출발점은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윗 한줄이었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함께 (보급형 전기차인)'모델3' 배터리 셀 분야에서 독점적으로 협력한다"며 "(삼성SDI 등) 타 업체와의 배터리 협력 소식을 담은 뉴스 보도들은 오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모델 S와 모델 X 배터리 셀도 역시 파나소닉 것"이라며 테슬라와 파나소닉과의 견고한 협력관계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와 관련된 주요 언론들의 추측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배터리 관련 보도에 대한 그의 태도는 예전과 많이 달랐다. 머스크 CEO의 트윗 한 줄이 나간 이후, 삼성SDI의 당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 넘게 하락했다.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삼성SDI 에너지플러스 2015 부스에 전시된 BMW i8, BMW i8에는 총 96개의 삼성SDI 배터리팩이 설치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머스크 CEO가 하루 뒤 LG화학(로드스터 교체형 배터리용)과 삼성SDI(가정용 배터리 공급장치용)도 협력 파트너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들 주가는 다시 반등했다.

하지만 2주만에 삼성SDI뿐만 아니라 LG화학의 분위기는 또 다시 반전됐다.

중국공업화신식화부가 지난 20일 4차 중국 전기차 배터리 모범 기준 인증업체 31곳을 발표했는데, LG화학과 삼성SDI가 기대와는 달리 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인증 탈락 이유는 ‘서류 미비’ 외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중국 배터리 인증 탈락의 여파로 두 회사의 당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평균 3% 넘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오는 2018년 1월부터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시장은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LG화학과 삼성SDI는 서류 등 관련 사항을 보완해 오는 8월 예정된 5차 심사에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초부터 국내외 출시 예정인 전기차 소식에 따라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LG화학의 경우 쉐보레 '볼트(Volt)' 주행거리연장 전기차와 '볼트(Bolt) EV'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삼성SDI는 BMW 친환경차 브랜드 'i 시리즈' 신형 제품군에 대한 물량 공급 확대 등 선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갑작스런 중국 배터리 인증 탈락의 여파로 올해 전반적인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올 하반기부터 이같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금 현 시점에서 최선의 방법은 하반기 예정된 5차 중국 배터리 인증 회사 명단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밝혔고 LG화학도 향후 예정된 5차 인증 명단 포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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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전기자동차협회 회장)는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중국 난징과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자국 내 공장을 운영중인 두 회사를 배터리 인증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자국 산업 자체를 배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하반기 LG화학과 삼성SDI의 중국 5차 배터리 인증 성공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중국 정부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LG화학과 삼성SDI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SDI 시안 공장 전경
LG화학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