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관심’ 현실화된 자율주행차

[상반기 자동차 결산 ②] 보편화된 자율주행 기술

카테크입력 :2016/06/22 17:37    수정: 2016/06/22 17:38

올해 상반기 큰 인기를 끈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애청자라면 ‘자율주행 키스신’을 기억할 것이다.

지난 4월 6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13회에서는 제네시스 DH에 탑재된 차선유지시스템 LKAS(Lane Keeping Assistant system) 기능이 간접광고 수단으로 등장했다. 차량 스티어링 휠의 LKAS 버튼을 누른 서대영 상사(진구)가 조수석에 탄 운명주 중위(김지원)와 키스하는 장면은 드라마 속 명장면으로 자리잡았다.

이 장면은 드라마에선 가능하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큰 일이 생길 수 있다. LKAS 시스템은 평균 15초내외로 작동되기 때문. (◆4월 7일자 ‘태양의 후예’ 자율차 로맨스…가능할까 기사 참고)

하지만 서대영 상사와 윤명주 중위의 로맨스는 머지 않아 곧 현실이 될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에서는 올해 2월부터 자율주행차 활성화를 위한 실도로 시범운영제도를 시작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LKAS 기능은 현대차 제네시스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됐다.

■‘중형차에도 적용’ 자율주행 대중화 시대 개막

LKAS, 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AEB(긴급제동장치) 등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급 세단급의 차량에 주로 적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같은 기능들은 올해부터 준중형 아이오닉 일렉트릭, 중형 쉐보레 말리부 등 다양한 차급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차급에 상관없이 편의장치와 안전사양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자동차 업체들의 의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 기능 탑재 차량 중 올해 상반기 주목을 받은 차는 바로 쉐보레 신형 말리부다.

신형 말리부 외관에는 초음파 센서 12개, 단거리 및 장거리 레이더 3개, 카메라 2개가 탑재됐다. 다른 중형 세단에 없는 사양임이 틀림없다는게 한국GM 측 설명이다. 이 장치들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저속 및 고속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기능 작동에 큰 역할을 해준다.

신형 말리부 주행 모습(사진=한국GM)

신형 말리부은 중형 세단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들을 갖췄지만,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정 시간 이상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제되는 현대차 LKAS와 달리, 말리부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기능 해제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계속 작동되는 강점을 가졌다. 하지만 직진성에서 큰 단점을 가졌다. 차량이 차선 내에서 좌우로 휘청거리며 주행되기 때문이다.

한국GM 스스로도 말리부의 차선 유지 시스템의 기능 자체를 완벽하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말리부를 계기로 보다 더 정교한 시스템을 개발해 자율주행 시대를 이끌겠다는 것이 회사 측 방침이다.

데일 설리번 한국GM 부사장은 신형 말리부에 탑재된 안전사양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자율주행차 보편화 시동 건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차는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주요 고속도로 및 국도 등에서 운행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12일부터 자율주행차 실도로 시범운행을 위한 임시운행허가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허가와 지차체가 발급하는 번호판을 부여받으면 일부 지역(고속도로 서울-신갈-호법 41km 구간, 수원-화성-평택 국도 61km 구간, 수원-용인 국도 40km 구간, 용인-안성 국도 88km 구간, 고양-파주 국도 85km 구간, 경기도 광주-용인-성남 45km 구간)에서 시범 운행이 가능한 방식이다.

22일 현재 국토부로부터 자율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기업 및 학교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서울대 등이다. 향후 언맨드솔루션, 국민대 등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기업 및 학교들도 국토부 자율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 상 커브, 언덕 등이 많은 도로도 자율차 시범운행 지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안전성 평가 개발 및 정밀도로지도 구축 등 지원 인프라확충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운전자 없이 영동대로 일대를 달리는 현대차 제네시스 자율주행차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쏘나타는 사람의 눈과 손, 발을 대신할 수 있도록 차량 앞·뒤·측면에는 레이더 5개와 전방 카메라 1개, 제어장치(MicroAutobox)가 장착됐다. (사진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 테슬라, 패러데이 퓨처 움직임 뚜렷

테슬라와 패러데이 퓨처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도 올해 상반기 큰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패러데이 퓨처는 이달부터 미시간, 캘리포니아 주요 도로 등에서 자체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에 돌입했다. 지난 1월 CES 2016에서 패러데이 퓨처의 콘셉트카 ‘FFZERO1'이 공개된 후 5개월만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빠른 행보다.

패러데이 퓨처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는 지디넷코리아 ‘미래車리더’ 릴레이 인터뷰 두 번째 주인공으로 등장한 오상민 박사등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18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패러데이 퓨처는 시장이 기대하는, 그리고 기대를 뛰어넘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보편적이고 안전하며 사용자들의 편리를 도모하는 혁신적인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오는 2018년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를 위해 현재 여러 기술 연구를 진행중이다. 오토파일럿 관련 OTA(over the air)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하면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에 앞장서겠다는 것이 테슬라의 계획이다.

테슬라 자율주행모드 오토파일럿 실행시 계기반에 나타나는 화면, 차량 주변 상황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사진=씨넷)
패러데이 퓨처 FFZERO1이 CES 2016 개막 이틀을 앞두고 공개됐다 (사진=패러데이 퓨처)

테슬라 오토파일럿팀 소속인 조형기 엔지니어는 지난 4월 29일 진행된 ‘미래車리더’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피드백과 자체 연구를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일론 머스크 CEO가 2018년 완전 자율주행 기술 출시를 선언한 만큼, 테슬라 오토파일럿 팀원들은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도 국내와 미국 등에서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부터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쏘울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운행 면허를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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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돕는 HAD(Highway Autonomous Driving), 선행차량 추종을 돕는 PVF(Preceding Vehicle Following), 도심 자율주행 및 보행자 감지를 돕는 UAD(Urban Autonomous Driving),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 TJA(Traffic Jam Assist), 긴급제동 시스템(ESS, Emergency Stop system), 운전자의 안구흐름 등을 분석할 수 있는 DSM(Driver Status Monitoring)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여러 사양이 탑재된 쏘울 자율주행차는 이달초 부산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기아차는 부산모터쇼를 계기로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개발에 투자와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