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 심사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법정에서 합병의 적법성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시작된다.
합병 과정에서 인수합병 주체인 SK브로드밴드 대비 CJ헬로비전의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는지, 또 지난 2월 진행된 CJ헬로비전의 위법성 여부가 재판을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박광우)는 3일 오후 2시45분 KT 직원 윤모씨와 LG유플러스 직원 김모씨가 각각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소송을 제기한 두 사람은 이날 법원에서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주식가치는 높게 평가하고, 상대적으로 CJ헬로비전은 저평가해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윤씨는 합병이 성사되면 SK텔레콤이 677억원에 달하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 양사 합병으로 인한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들은 SK텔레콤이 정부 승인 없이 사실상 의결권을 행사하고 합병 이행 행위까지 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26일 진행된 CJ헬로비전 주주총회도 문제 삼을 계획이다. 정부 인허가 전에 열린 CJ헬로비전의 임시주주총회가 방송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방송법(제15조의2 제3항)에 ‘경영권의 실질적 지배자가 정부의 주식인수 승인 없이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돼 있는데 정부의 인허가 전에 CJ오쇼핑이 SK텔레콤의 의사대로 주총의결권을 행사해 합병을 승인하는 것이 여기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정부 인가 전에 주식양수도 계약의 후속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제18조 제9항) ‘기간통신사업의 양수ㆍ합병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를 근거로, 주주총회에서 합병을 결의하는 것이 주식인수에 따른 후속조치에 해당돼 위법하다는 시각이다.
오늘 변론에서는 이같은 주장에 맞서 CJ헬로비전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참석해 법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주총에서 합병이 원만히 의결됐다는 입장을 개질할 예정이다. CJ헬로비전 측은 "기존의 주장대로 합병 비율 산정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 동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회사 측은 “합병 비율은 객관적인 경영수치 및 정부 기관의 평가를 바탕으로 외부 회계법인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기준에 따라 적법하고 적정하게 산정됐다”는 일관된 입장으로 맞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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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두 소송인이 법적으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 주주총회와 관련해서도 “SK텔레콤이 의결권에 영향력을 미쳤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CJ오쇼핑이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 자사 이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문제가 없다"면서 "또한 정부 인가가 되었을 경우 효력이 발생한다는 전제를 이미 공시로 알렸기 때문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법무법인 광장 측이 오늘 법원에 출석, 기존에 밝혀왔던 우리 입장을 그대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