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통신사 기술연합, 통신장비 사업 위협하나

TIP 프로젝트그룹 편성, 액세스-백홀-코어 인프라 개선 예고

컴퓨팅입력 :2016/05/27 11:07    수정: 2016/05/27 11:07

페이스북이 발족한 글로벌 IT연합체 '텔레콤인프라프로젝트(TIP)'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기존 통신장비 제조사들의 수익성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통신장비 제조사들이 통신사에 공급한 기술은 일정 수준의 종속성을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져 있었는데, TIP은 통신사들이 종속성 부담 없이 더 진보한 통신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는 신기술 확보를 추구하고 있어서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통신인프라 고도화 및 모바일서비스 혁신을 위해 TIP을 출범시켰다.

인텔과 노키아, 글로브텔레콤과 SK텔레콤 등이 창립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TIP은 출범 3개월만인 지난 24일 창립멤버 소속 임원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구성하고 출범 목적을 달성키 위한 기술 프로젝트 그룹을 조직했다고 밝혔다.

[☞참조링크: Facebook: Partnering to build the Telecom Infra Project]

[☞관련기사: SKT-페북, 글로벌 연합체 'TIP' 공동설립]

TIP은 통신인프라 중 크게 액세스(Access), 백홀(Backhaul), 코어 및 관리(Core&Management) 등 3가지 네트워크 영역에 대응하는 프로젝트그룹을 조직했다. 각 그룹마다 산업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의 설계와 표준화를 담당한다.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한 지역 인구에게 네트워크 접속 기회를 제공한다든지, 5G같은 신기술 개발을 가속해 연결성과 서비스 고도화 방법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참조링크: Updates to the TIP Foundation]

액세스 영역과 관련된 그룹(의장사)은 ▲도심과 전원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종단간 솔루션을 통합하는 '시스템통합 및 사이트최적화(SK텔레콤)' ▲낮은 소비전력과 저렴한 유지관리 기술로 새로운 액세스 영역 구성 방법론을 발굴하는 '언번들드 솔루션즈(SK텔레콤, 노키아 공동)' ▲연산기능과 저장공간을 네트워크 말단(edge)에 가깝게 둠으로써 처리성능을 높이고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방법론에 초점을 맞춘 '미디어-프렌들리 솔루션즈(인텔), 3곳이다.

페이스북이 통신사, 통신장비업체, IT업체와 2016년 2월 발족시킨 텔레콤인프라프로젝트(TIP)가 본격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5월 24일 기술프로젝트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백홀 영역과 관련된 그룹은 ▲IPv6 기반 패킷 스위칭 네트워크에서 라우팅과 보안 관련 기능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가볍고 확장성을 갖춘 소프트웨어 스택을 정의할 '고주파 자율형 액세스(페이스북)' ▲기술혁신에 대응하고 유연성을 제공하며 종속성을 피할 수 있는 DWDM 장비용 개방형 패킷 전송 아키텍처를 정의할 '오픈 광패킷전송(페이스북, 에퀴닉스 공동)', 2곳이다.

코어 및 관리 영역과 관련된 그룹은 ▲그간 묶여 있던 코어 네트워크 구성요소들을 분리해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통신 인프라를 혁신하려는 '코어 네트워크 최적화(인텔)' ▲완전히 새로 설계한 솔루션으로 순수 IT기반 고효율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통신사에게 유용하게 진화시키려는 '그린필드 텔레콤 네트웍스(노키아, 페이스북, 도이치텔레콤 공동)', 2곳이다.

이 프로젝트그룹의 면면을 통해 TIP의 지향점은 기존 통신장비 제조사들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통신사들의 바람과, 이 기회를 틈타 통신망 인프라 구성을 위한 기술을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로 대체하려는 IT업체의 노림수가 합쳐진 것임을 짐작 가능하다.

앞서 페이스북이 데이터센터 기술 종속성을 벗어난 혁신을 위해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를 출범시키고 대형 인터넷사업자들 사이에서 그 결과물인 개방형 인프라 솔루션에 관심을 높이면서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시스코나 주니퍼 등의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신호가 커졌다. TIP의 활동 결과물이 가시화하면 통신장비 공급업체에게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페이스북, 이제 시스코까지 위협한다]

[☞관련기사: SK텔레콤, 데이터센터 장비 왜 직접 만들까]

통신산업 전문매체 라이트리딩의 캐럴 윌슨 에디터도 "일부 광통신 장비 제조사들은 TIP이 제안하려는 걸 달가워하지 않으리라는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페이스북은 이런 여러 사업자들이 혁신 속도를 늦추는 폐쇄적인 기술에서 탈피해야 할 필요를 인식하고 이 활동에 동참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참조링크: Facebook: TIP Will Open Telecom Hardware]

TIP은 신규 회원사 영입 소식도 전했다. 창립멤버 노키아를 제외하면 TIP 회원사 목록에 드물었던 통신장비 제조사로 미국의 광전송 솔루션 회사 코리언트가 합류했다. 또 TIP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도이치텔레콤과 SK텔레콤에 이어 텔레포니카, 보다폰, MTN도 TIP에 가세해 통신업계의 높은 기대를 방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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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장비 제조사 주니퍼네트웍스와 네트워크장비용 상용칩 제조사 브로드컴도 TIP에 참가했는데, 이들의 활동 목적은 아직 확실치 않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넘어 통신인프라 시장이라는 신규 영역을 발굴하려는 IT인프라 업체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참조링크: Juniper is Embracing the Telecom Infra Project and Their Approach to Open Multi-layer Networ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