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電 "퀀텀닷, OLED 앞설 것"

"OLED TV 2~3년 내 출시 약속 할 수 없어"

홈&모바일입력 :2016/05/04 11:00    수정: 2016/05/04 14:14

정현정 기자

"현재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2~3년 뒤 대형 OLED TV를 내놓겠다는 약속은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같은 증착 방식 대신 프린팅 방식으로 획기적으로 원가를 낮춘다거나 유기물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명이나 잔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대형 OLED가 가진 품질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퀀텀닷 기술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된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 재개설에 대해 삼성전자 TV 사업을 책임지는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의 공식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첫 OLED TV 제품을 내놓은 이후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이 언젠가는 OLED TV를 다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질 않았다. 현재 대형 OLED 진영에서는 LG가 독자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3일 삼성전자는 국내외 언론을 수원 디지털시티에 초청해 삼성 SUHD TV 신모델에 적용된 핵심기술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브리핑을 진행한 사업장 내 DNle 룸은 삼성전자가 소니를 따라잡을 때 독자 개발한 화질 엔진이었던 'DNle 엔진'의 이름을 따서 만든 곳이다. 거래선들을 초청해서 신제품과 기술력을 소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김현석 사장에게 던져진 첫 질문은 대형 OLED 생산 재개와 OLED TV 재출시설이었다.

김현석 사장은 "2013년 처음 OLED TV 생산을 중단하게 했던 품질 문제가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고 비용 문제도 진보가 없었다"면서 "반면 최근 5년 동안 LCD 분야에서는 저 조차도 생각지 못한 빠른 발전이 있었고 현재 집중하고 있는 퀀텀닷 기술이 1~2년 내에 OLED를 포함해 현재 존재하는 모든 기술들을 앞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SUHD TV 신모델로 11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에 도전하고 있다. 퀀텀닷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 크기인 나노미터 단위의 반도체 결정으로 2nm는 파란색, 6nm는 빨간색을 내는 등 입자 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지며, 높은 발광효율과 정확한 색 표현에 더해 전력소모가 적으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뛰어난 화질과 내구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TV 시장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력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HDR은 밝고 어두운 부분의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기술이다.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표현해 색감과 명암비를 향상시킨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올해 삼성전자는 'HDR1000' 기술을 SUHD TV 전 라인업에 적용해 미국 헐리우드 영화사에서 제작한 프리미엄 영상의 표준이 되는 1000니트(nit) 밝기의 초고화질 영항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1000니트는 제곱미터 당 촛불 1천개를 켜놓은 밝기에 해당한다. 삼성 SUHD TV는 헐리우드 영화사에서 HDR 콘텐츠를 제작하는 레퍼런스 모니터로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TV가 HDR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협업해 평가 방법을 만들고 이 결과물인 'HDR 캘리브레이션'을 이날 취재진들에게 첫 공개했다. 다양한 밝기와 색을 여러 단계로 구분해 제품별 HDR 한계와 각 단계별 표현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 SUHD TV는 현재 최대 1200니트 정도까지 표현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HDR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시장에서 표준 경쟁도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UHD 얼라이언스와 함께 'HDR10' 규격을 표준으로 밀고 있는 반면, 돌비는 자체 규격인 '돌비비전'으로 표준 경쟁에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표준이 한 번 만들어지면 모든 업체들이 표준을 따르도록 했지만 요즘에는 디팩토 스탠다드(사실상의 표준)라고 해서 실제 제품에 많이 쓰이는지 여부가 더 중요해지기도 했다"면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HDR10 규격의 UHD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공급이 딸릴 정도로 판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표준 경쟁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실제 적용된 기기 대수 측면에서도 HDR이 앞서도록 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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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형 SUHD TV는 가장 먼저 출시된 한국에서 출시 초기 판매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는 등 초기 반응이 매우 좋다. 내달 6월에는 유럽 축구 국가 대항전 '유로2016', 8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TV 시장에 활력소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11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지킨다는 복안이다.

김 사장은 "올해 화질이나 디자인 보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더 먼저 강조한 것은 앞으로 경쟁 구도가 많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모바일로도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지만 장시간 시청에는 힘든 부분이 있는 만큼 통신 기술 발달로 TV 시청을 몰아서 하는 환경이 보편화되면 큰 화면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