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속 비트코인 창시자 정체, 정말 밝혀진 걸까?

크레이그 라이트 주장 놓고 의문 갖는 전문가들도 많아

인터넷입력 :2016/05/03 11:04    수정: 2016/05/03 11:15

황치규 기자

최근 자신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만든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한 호주 사업가이자 보안 전문가인 크레이그 라이트의 말은 사실일까?

크레이그 라이트는 BBC 등의 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임을 기술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비트코인 업계나 커뮤니티에선 100% 입증할만 증거는 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BBC는 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2016 컨퍼런스에 참석한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라이트의 주장과 관련해 좀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어한다는 분위기를 보도했다. 컨센서스2016은 비트코인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을 주제로하는 컨퍼런스다.

앞서 라이트는 자신이 나카모토임을 입증하기 위해 비트코인 개발 초창기에 사용된 암호화 키를 사용해 메시지에 서명했다. 사용된 암호화 키들은 나카모토가 만들었다고 알려진 비트코인 블록에 연결된다.

비트코인재단의 가빈 안데르센 최고과학자는 그의 주장을 확인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라이트가 자신이 보는 가운데 첫 비트코인 블록으로 알려진 블록원을 사용해 개인키에 서명하는 것을 봤다"면서 "라이트가 사용한 컴퓨터가 조작되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각각의 암호 키는 특정 비트코인에 연결되는 고유한 코드임을 감안하면 자신이 나카모토라고 하는 라이트의 주장은 나름 기술적인 근거를 갖춘 셈이다. 이에 대해 안데르센은 "100%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라이트가 자신의 블로그에 어떻게 암호키를 검증했는지에 대한 글을 올리자 나카모토 사토시 진위 논쟁은 더욱 확산됐다. 일부 보안 전문가들은 라이트가 검증을 위해 사용한 복잡한 절차와 정보들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BBC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보안 전문가인 댄 카민스키는 "라이트가 사용한 검증 방식은 의도적으로 확인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컨센선스2016 컨퍼런스에서 라이트의 주장에 의문을 표하는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여럿이었다. 비트코인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전문 업체인 이러디움의 비탈릭 부데린도 라이트가 선택한 증명 절차는 요란한 방식이었다며 진실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입증하는 좋은 방법이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다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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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화폐 거래앱 쉐이프시프트 창립자인 에릭 부르히스도 라이트의 주장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는 쪽이다. 그는 "안데르센의 의견을 일반적으로 신뢰하며, 라이트의 주장도 믿고 싶지만 아직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라이트가 입증을 위해 왜 소극적이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사용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안데르센 역시 라이트가 소극적인 방법을 택한 이유는 알수 없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