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LCD 업황, 2분기에도 '흐림'

1Q 글로벌 업계 실적 동반 하락...공급 과잉·판가 하락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6/05/03 08:22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가 깊은 불황에 빠졌다. LCD 패널 공급 과잉과 판매가 하락 탓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1분기까지 이어진 먹구름이 2분기에 얼마나 걷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3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비용절감 노력에 우호적 환율이 더해진 결과로 당초 예상된 적자전환을 막은 것만으로도 상당한 경쟁력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의 빼어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LCD 분야의 손실 때문에 적자를 막지 못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위협하는 중화권 회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국의 BOE는 같은 기간 19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아니라면 적자가 뻔한 상황이다. 영업이익률은 1%에도 못 미친다.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인 AUO와 이노룩스는 2월 현지 지진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에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특정 회사의 부진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동반 후퇴다. 과거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 수준에 이르는 물량전이 가격 하락을 불러왔다. 단순히 가격경쟁에 그치지 않고 원가에도 못미치는 평균판매가(ASP) 형성이 업계 전체 발목을 잡았다.

지난 2월말부터 이런 현상은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대만 지진으로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줄면서 일부 사이즈 패널이 가격 반등을 시작했다. 세트 제조사가 가진 재고물량도 이전보다는 줄어들어 매입량이 늘어난 점도 호재다. 판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쉽게 낙관적인 향후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LCD 산업의 성장 한계까지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내내 90% 이상 유지됐던 업계 전체 가동률이 1분기에는 8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며 “패널가 반등 소식이 있지만, 세트 회사들의 연초 저가 프로모션 전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이상 판가가 떨어지기 어려운 수준으로 내려와 가격이 다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며 “현 수준의 이익률에서 큰 폭의 개선이 없으면 빠르게 쫓아오던 중화권 업체들이 LCD 추가 투자를 원점에서 고민할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실적 전망을 두고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미지수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다른 관계자는 “리우 올림픽이 브라질 현지 경기 침체와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세불안까지 겹쳐 과거 올림픽과 같은 수준의 붐업을 일으켜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올림픽만 보고 공격적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는 2분기에도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분기 우호적 환율 효과가 4월에는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평판 디스플레이 수출증감률을 보더라도 지난 1월 최저점을 지난뒤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3월부터 다시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