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3개 블록 최저가 낙찰…2.6GHz만 45% 올라

방송/통신입력 :2016/05/02 12:25    수정: 2016/05/03 07:24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최저 경쟁가격만 2조5천779억원에 달해 ‘쩐(錢)의 전쟁’으로 불렸던 주파수 경매가 시작한 지 이틀 만인 8라운드 만에 싱겁게 조기 종료됐다.

SK텔레콤은 3사 중 가장 많은 60MHz폭을 확보했으며, KT는 인접대역인 1.8GHz 20MHz폭을 챙기며 실리를 챙겼다. 유일하게 2.1GHz 대역에서 40MHz폭을 확보하지 못했던 LG유플러스도 최저경쟁가에 이를 가져가 명분과 실리를 다 챙겼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속개된 2일차 주파수경매에서 ▲B블록(1.8GHz, 20MHz폭)은 KT ▲C블록(2.1GHz, 20MHz폭)은 LG유플러스 ▲D블록(2.6GHz, 40MHz폭)과 E블록(2.6GHz 20MHz폭)은 SK텔레콤이 낙찰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A블록(700MHz, 40MHz폭)은 유찰됐다.

낙찰가는 B, C, E대역은 최저경쟁가인 각각 4천513억원, 3천816억원, 3천277억원에 결정됐으며, D블록만 최저경쟁가 6천553억원에서 2천947억원 오른 9천500억원에 낙찰됐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6라운드 입찰 이후 7라운드와 8라운드 연속 입찰자가 없어 최종적으로 낙찰자가 결정됐으며 A블록은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며 “향후 A블록은 올 연말 내놓을 K-ICT 스펙트럼 정책과 보조를 맞춰 중장기 전략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매는 사실상 사업자들이 각사에 필요한 주파수와 낙찰가격을 정해놓은 채 전략적으로 움직인 결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2.6GHz, KT는 1.8GHz, LG유플러스는 2.1GHz에 확보에 초점을 맞춰놓고 경쟁사들에 대한 방해 전략보다는 필요한 주파수를 가장 저렴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방안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다만, 1MHz당 주파수 가격이 낮았던 2.6GHz에 대해서만 SK텔레콤이 헐값에 가져갈 수 없도록 KT와 LG유플러스가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

KT가 가져간 1.8GHz는 1MHz당 225억6천500만원, LG유플러스의 2.1GHz는 190억8천만원이었던 데 반해, D블록 2.6GHz는 1MHz당 163억8천250만원이었다. 더욱이 2.1GHz 대역은 이용기간이 타 대역의 절반에 불과한 5년이란 점을 감안하면 2.6GHz의 가격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2.6GHz에서만 배팅이 이뤄지면서 2.6GHz(D블록+E블록)의 1MHz당 가격은 212억9천500만원으로 상승해 보조를 맞췄다.

결국, 1MHz당 가격에서 비교해보면 각사의 득실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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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 국장은 “이번 경매는 과거와 달리 극한의 결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프레임으로 갔다는 것이 크게 달라진 점”이라며 “합리적 결정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안에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경매에서 지상파 UHD용 주파수와 혼간섭에 대한 우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700MHz 대역의 유찰은 향후 미래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