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최근 4년간 2만개에 달하는 은행 지점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도 같은 기간 은행 지점 중 4분의 1 가량이 사라졌다.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입장에서 변화와 혁신은 거부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네덜란드 SNS(Samenwerkende Nederlandse Spaarbanken)은행의 바스티안 왈른캄프 이사는 은행은 이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그는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에 참석, 지디넷코리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은행 지점들이 문을 닫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은행이 혁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면서 "은행들은 파괴적인 혁신을 토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은 필요없을 수 있지만 은행 업무는 계속 필요한 만큼, 은행들도 현재 나와 있는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민의 핵심은 고객이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고객 중심 전략을 펼치는 애플이나 페이스북에 은행이 밀릴 가능성이 크다.
왈른캄프 이사는 "은행은 고객 중심 사업을 펼치면서 동시에 혁신도 이뤄내야 한다"면서 "혁신은 가만히 앉아서 한다고 되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문화를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바일 뱅킹은 미래이며, 인공지능(AI)이라는 것도 결국 데이터가 핵신인 만큼, 은행도 IT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SNS 은행은 네덜란드에서는 4번째, 유럽에서는 25번째로 큰 은행이다. 왈른캄프 이사는 SNS은행 혁신팀에 몸담고 있다. 벤처 창업, 신규 사업 개발 분야를 총괄한다.

왈른캄프 이사는 "혁신을 1단계부터 3단계까지 나눈다고 한다면, 1단계와 2단계는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혁신이고, 3단계는 밖에서 내다보는 혁신이다"이라고 설명했다. 1단계는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하는 혁신, 2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을 좀 더 확장시키는 단계, 3단계는 아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왈른캄프 이사는 2014년부터 SNS은행 혁신팀 팀장으로 내부에서 혁신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는 혁신팀에서 차세대뱅크(Next Generation Bank) 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뒤 직원 20여명을 참여시켰다.이들과 혁신의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미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차세대뱅크는 참여한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콥센트로 만든 뒤 비즈니스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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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른캄프 이사는 "AI나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을 이용해 어떤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들것인가 공유하고 있다"며 "차세대뱅크 프로그램을 만든 이후 목표의식이 분명해져 쓸데없는 회의도 없어지고 좀 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바른 질문과 타이밍이 훌륭한 결과를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혁신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수적인 은행 문화에서 혁신의 DNA를 키우는 것은 더더욱 그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왈른캄프 이사가 강조하는 것은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업이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인 만큼, 외부 전문가들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