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나를 아는 모바일 은행 될 것"

[FIC]윤호영 카카오 부사장 "은행 영역 확장하겠다"

인터넷입력 :2016/02/23 13:18    수정: 2016/02/23 13:52

손경호 기자

'나를 아는 모바일 은행'

이미 스마트폰 뱅킹앱에 접속하면 계좌이체에서부터 대출까지 안 되는 것이 없는 시대다.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은행 지점들 수만해도 어마어마하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 모바일 기반 서비스로 성공을 맛 본 카카오는 앞으로 등장하게 될 카카오뱅크가 단순히 온라인이라는 것을 넘어서 모바일 사용자들에게도 먹힐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23일 서울 역삼동에서 지디넷코리아가 주최한 '파이낸스 이노베이션 컨퍼런스(FIC)'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뱅크가 지금보다 더욱 편리하게 저비용으로 사람들의 금융니즈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은행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윤호영 부사장.

윤 부사장에 따르면 모바일 시대는 크게 5가지 특징을 가진다. 로그인 된 개인 단말기가 주민등록증과 같은 오프라인 신분증을 대체하는 디지털ID 역할을 한다.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모빌리티를 가졌다. 필요하면 전화를 걸고, 주소록을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텔레커뮤니케이션 역할도 한다. 내가 있는 위치나 시간대에 따라 푸시알림이 제공되며, 모바일 사용자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호흡이 매우 짧다.

이런 트렌드 변화 속에 카카오뱅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금융의 본질이 '연결(Connect)'에 있다는 점이다. 지급결제, 송금이체 등은 돈을 지불하고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용대출이나 담보 대출 등 역시 빌리고, 빌려준다는 개념이다. 주식, 채권이나 보험 분야에서도 나와 상대방이 있고 이들이 서로 연결되는 접점에서 서비스가 나온다.

보험 분야를 예로 들면 가장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을 10으로 봤을 때, 1의 위험만 가진 사람들끼리 펀딩을 통해 보험료 자체를 1로 낮추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1부터 10까지 리스크를 평균 낸 5 수준의 리스크에 대한 보험료를 모두에게 일괄적용됐다면 앞으로는 모바일 환경에서 내 개인에게 맞춤형 보험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부사장은 "연결이라는 금융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차원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목표"라며 "따라서 앞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모바일 은행으로 재정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지점을 대체한다는 의미 보다는 모바일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카카오뱅크는 무슨 서비스로 기존 은행들과 승부를 볼 것인가.

윤 부사장이 최근 설문조사에서 놀랐던 것은 젊은 사람들이 일주일에 2회~3회 정도 모바일뱅킹앱을 여는 이유 중 93%가 내 계좌에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중금리 대출을 받고 싶다는 수요보다도 계좌에 남은 잔액을 조회하고, 필요하면 5천원, 1만원씩 다른 사람에게 이체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는 말이다.

때문에 그는 "카카오뱅크가 송금을 굉장한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송금하기 위해 계좌번호를 받고, 로그인하고, 인증까지 거쳐야하는 복잡한 과정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출시한 카카오페이 청구서를 카카오뱅크와 연동해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앱을 설치한 사용자들이 확인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매달 내야하는 전기료가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들끼리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만든 뒤 겨울에 제주도 여행을 목표로 매달 2만원씩 모으는 공동통장도 운영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여행계를 만들어 카카오톡에서 회비 입금 내역을 확인하도록 하며, 카카오에서 관련된 여행상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제공할 수 있다.

전세집을 보고 온 신혼부부가 늦은 밤 카카오뱅크가 제공하는 금융봇에 대출상품을 카카오톡으로 활용해 추천받을 수도 있다. 1%에 그치는 예금 이자를 받는 대신 이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이자로 매월 1만원짜리 멜론과 같은 음악스트리밍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거나 넷마블 게임 아이템 혹은 현금과 함께 카카오 이모티콘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카카오뱅크 제휴사와 함께 내 마음대로 이자에 대한 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유니버설포인트'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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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일일이 전화해서 택시를 부르면 불친절한 상담원 때문에 불편해한다는 피드백을 반영한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도 이러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꿈꾸는 내 손안의 금융, 일상 속 금융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