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통신서비스 3G와 4G의 다음 세대라는 의미로 5G 네트워크라는 말이 통용된다. 일각에선 5G가 현존 LTE 서비스보다 최대 1만배 트래픽과 10~100배 규모의 기기를 수용하며 순간 전송속도는 초당 10기가비트, 평균 전송속도는 초당 100메가비트에 달하며 단위면적당 더 많은 접속 건수와 트래픽 용량을 지원하고 더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할 거란 전망도 내놓는다. 그러나 이 기술을 실현할 요소들의 구성과 범주는 아직 불분명하다. 5G 표준은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5G 서비스 현실화에 적어도 몇 년이 걸리겠지만, 세계 각지 IT 및 통신 서비스 사업자와 단말 제조사들은 저마다 5G가 상징하는 미래 네트워크 환경에 맞는 기술을 앞다퉈 선보이려 노력 중이다. 이유를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각자 노하우와 전문성을 단계별로 진행되는 5G 표준화와 시범서비스 과정에 반영해, 실제 5G 서비스와 시장 생태계에서 유리한 사업적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다. 개인용 단말기와 서버같은 장비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소형 기기용 통신칩을 만드는 인텔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인텔은 통신사와 기업들이 스마트 기기 확산에 따른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폭증 추세를 감당하려면, 표준화가 진행 중인 5G 네트워크 기술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업자들이 움직여야 할 시점은 5G 표준화 이후가 아니라 지금부터라는 뉘앙스다. 그리고 인텔이 그걸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텔은 그 근거로 자신들이 이전부터 미래에 필요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요건에 상응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만들어 왔으며, 몇몇 통신사들과 5G 기술 분야에서 협력 중이라 밝히고 있다.
■인텔이 말하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과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인텔은 3년전 리눅스, 오픈스택, 오픈V스위치를 결합한 SDN과 NFV 구축용 서버 및 스위치 레퍼런스 디자인을 선보였다. 최근엔 5G를 위시한 미래 네트워크가 SDN과 NFV를 기반으로 유연하고 프로그래밍 가능하며 동적으로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작년말 미국 통신산업 전문매체 라이트리딩의 리서치조직 '헤비리딩'이 인텔 후원으로 작성한 백서 '5G: 네트워크 전환 원칙(5G: A Network Transformation Imperative)'을 통해 그 일부를 파악할 수 있다.
[☞관련기사: 인텔, SDN 레퍼런스 아키텍처 공개]
[☞참조링크: A 5G Network is Possible Now on Intel® Architecture - 5g-a-network-transformation-imperative.pdf]
해당 보고서에서 5G와 SDN·NFV의 연관성이 언급된 대목을 일부 옮기면 다음과 같다. 핵심은 인텔 기술로 구현되는 SDN과 NFV가 5G에 걸맞는 네트워크 서비스와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 5G와 그걸 넘어 (표준으로) 제안되는 특징을 만들어내려면, 독점적인 솔루션에서 벗어나 월등히 향상된 확장성, 효율성, 민첩성, 유연성을 제공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네트워크아키텍처를 설계 및 배치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런 플랫폼은 인프라 관리를 간소화하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받아들이고 자동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많은 서비스프로바이더가 그들의 기존 네트워크 안에 NFV와 SDN의 일부 특징을 구현해 혜택을 보고 있지만, 그 기술의 역할은 향후 더 광범위하게 확대돼 근본적으로 5G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중략)… 5G 서비스와 기능을 지원하고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통해 변화하고 재구상돼야(reimagined) 한다. 이 미래 네트워크는 근간의 NFV와 SDN을 통해 유연하고 프로그래밍 가능하며 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
■5G 실현을 위한 제온칩 핵심기술과 NFV
5G 실현을 위한 SDN과 NFV같은 네트워크인프라 기술에 초점을 맞춰 보면, 인텔이라는 회사 안에서도 네트워크플랫폼그룹(NPG)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5G 이슈가 대두되기 전부터 NPG는 통신사들과 SDN과 NFV같은 네트워크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vEPC오케스트레이션, C-RAN가상화, LTE vRAN 운영, 심층패킷검사(DPI)를 통합한 가상모바일네트워크 등 신기술의 개념검증(PoC)을 수행하고, 제조사에 인프라 장비에 걸맞는 기술을 품은 인텔칩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인텔 NPG는 특히 NFV 확산 의지가 높다. NFV는 기존 네트워크 장비를 가상화해 범용 서버로 통합하는 시도를 통칭한다. 서버칩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인텔의 역할이 네트워크 업계에서 향후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인텔은 국내외 통신사들이 4G에 해당하는 LTE 망운영 인프라 일부에 NFV를 적용했고, 점차 확대 적용하는 데 관심이 높다고 봤다. 통신사들의 노력은 인프라 유연성을 높여 기술적인 요소와 명세가 확정되지 않은 5G의 사전 대응에도 유리할 수 있다. 5G인프라 구성 자체가 현존 LTE와 유사하다면 NFV는 생각보다 더 유용할 수 있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제온 서버칩 기능 가운데 인텔의 가상화기술, 퀵어시스트 가속기술, '플로디렉터' 및 '네트워크오버레이' 등이 5G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묘사된다. 가상화기술은 하드웨어 수준에서 가상화SW 구동을 돕고 그걸 위한 사이즈, 비용, 복잡성을 낮춰 주는 역할이다. 퀵어시스트 가속기술은 가상화 인스턴스를 최다 14개까지 분할하는 암호화, 압축, 알고리즘 오프로드 등 가속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로디렉터와 네트워크오버레이는 가상화 환경에서 초당 10/40/100기가비트 이더넷 통신의 최대 처리성능을 낼 수 있게 해준다.
■소프트웨어(SW)로 통신사·장비제조사 솔루션개발 지원
인텔 측은 SW를 통해서도 통신사들이 기존 LTE 통신망을 5G로 전환하기에 유리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자부했다. 인텔칩 기반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개발업체에 제공하는 라이브러리 '데이터플레인개발도구(DPDK)'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NTT도코모, 버라이즌, NEC 등 DPDK를 써서 개발된 상용 네트워킹 장비를 4G 망운영 환경에 쓰는 통신사가 이미 있다. 인텔은 DPDK를 5G 표준화 흐름에 맞춰 개선해, 장비 개발업체들이 미래 네트워크에 걸맞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DPDK는 인텔 NPG 내부에서 개발했는데 몇년 전 오픈소스로 풀렸다. 오픈소스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하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이를 활용하는 개발자와 채택하는 제조사 및 통신사들이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듯하다. 인텔은 시장에서 5G 네트워킹 장비용 SW를 만들기 위해 DPDK가 유일한 수단은 아니지만, 이를 활용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이 유용함을 인정받고 업계에 확산된다면 5G 네트워크 인프라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가 훨씬 커질 것이라 기대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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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SW 프로젝트·산업 표준화 활동 참여
인텔은 DPDK를 오픈소스화했을뿐아니라 리눅스재단의 '오픈플랫폼 포 NFV', 오픈스택, '유럽통신표준기구(ETSI)산하 NFV산업표준그룹(ISG)' 등 NFV관련 오픈소스프로젝트 및 기술표준화 그룹에서도 활동해 왔다. OPNFV는 통신사들이 상호운용성과 실용성을 갖춘 NFV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돕는 레퍼런스플랫폼 개발과 기술검증을 목적으로 리눅스재단에서 운영 중이다. 오픈스택은 OPNFV의 NFV 사상을 구현할 핵심 역할이다. ETS의 NFV ISG는 유럽서 OPNFV보다 먼저 NFV표준화를 주도했던 조직이다.
인텔은 또 오픈스택 뉴트론을 위한 네트워크드라이버로 흔히 쓰이는 '오픈V스위치'와, 국제인터넷표준화기구(IETF)의 서비스펑션체이닝(SFC) 표준화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픈V스위치는 오픈스택 기반 가상화 환경에서 범용 서버 하드웨어를 가상스위치로 구동하기 위한 기술이다. SFC는 가상화된 네트워크 환경에서 특정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기능과 그 적용 순서를 제어하기 위해, 데이터패킷을 거기에 적용될 기능이 존재하는 경로로 보내는 기술 아이디어를 뜻한다.
인텔은 앞서 소개한 오픈소스SW와 자사 SW 및 하드웨어 기술을 묶어 만든 오픈네트워크플랫폼(ONP)이라는 시스템을 내놓은 상태다. ONP 시스템은 개발자들이 SDN 및 NFV 워크로드 구동이나 사용사례를 확보해 실용적인 솔루션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는 일종의 개발 및 테스트 장비다. 상업용으로 쓸 수 있는 결과물을 시장에 더 빠르게 내놓기 위해 고안됐다. SDN과 NFV 아키텍처 도입과 배치를 원하는 통신사들에게 필요한 비용과 수고를 줄여줄 수 있는 수단이다.
■인텔 기술 품은 네트워크 솔루션 개발 생태계 조성
인텔은 네트워크 관련 오픈소스 생태계와 표준화 단체 등 외부 그룹과 움직이는 것에 더해, 자체 기술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솔루션 개발사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인 '인텔 네트워크 빌더' 얘기다. 독립SW개발사(ISV), 운영체제 개발업체, OEM 제조사, 통신장비제조업체, 시스템통합(SI) 사업자, 통신사업자 등 참여 업체들이 네트워킹 솔루션을 개발할 때 투입되는 노력과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개방형 표준과 상호운용성을 갖춘 결과물을 얻도록 돕는다.
인텔은 여기에 더해 지난해 '네트워크 빌더 패스트 트랙'을 소개했다. 네트워크 빌더 프로그램처럼 실용적인 솔루션을 만드는 협력사를 돕는다는 근본 취지는 같다. 다만 그 구성에는 향후 시장에서 잠재력이 높은 업체에게 인텔이 시장 발굴이나 투자 등 재정 지원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인텔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표준 기반 기술로, 기술 스택과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서비스프로바이더들의 솔루션 활용과 배치를 장려할만한 회사들이 그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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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통신사들과의 5G 협력
앞서 소개한 백서에는 인텔이 5G에 초점을 맞춰 국내외 통신사들과 협력하고 있는 사례도 소개돼 있다. 그 설명에 따르면, 인텔과 통신사간 협력 방향은 컴퓨팅, 네트워킹, 무선통신 기술을 결합해 전체 네트워크 종단간을 아우르는 인텔리전스를 통합할 5G솔루션을 개발하는 작업에 적용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런 시스템 차원의 접근은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춘 기기, 비용 효율적인 네트워크, 직관적이고 이전보다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실현해 주리라는 게 회사측의 기대다.
인텔은 한국 SK텔레콤,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도코모, 3개국 통신사업자와 5G에 초점을 맞춰 협력한 내용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인텔과 SK텔레콤의 협력은 기존 LTE와 3G 네트워크에 더해 5G 통신을 지원하는 모뎀을 만들고 다중 무선 접속 기술이 매끄럽게 상호동작하도록 보장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양사는 5G 주요 기술로 꼽히는 '앵커부스터셀'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LTE 네트워크와 차세대 무선랜을 결합해 많은 데이터량을 매끄럽게 전달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인텔과 버라이즌의 협력은 '버라이즌 5G테크놀로지 포럼' 가입을 통해 알려졌다. 포럼 회원사들은 5G 요구사항, 테스트, 표준 발굴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인텔은 그 활동과 협력의 일환으로 향후 버라이즌의 5G 샌드박스 테스트 환경에 제공될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또 버라이즌의 'SDN 네트워크에볼루션' 선제조치 활동에도 관여했다. 이는 향후 5G 액세스네트워크를 비롯한 버라이즌의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 구성 작업으로 이어질 활동이다.
인텔과 NTT도코모의 협력은 5G 통신을 지원하는 단말기 칩셋의 실험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양사는 향후 5G 인터페이스 개념, 설계, 실험, 시범운영까지 공동 진행할 방침이다.
■5G 단말 칩셋·모뎀 시장 파고들기
인텔은 SDN과 NFV 기술을 품은 데이터센터 및 모바일네트워크 운영 인프라뿐아니라 거기에 연결될 5G 통신용 사용자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단말용 칩셋 및 모뎀 기술 시장까지 파고들 기세다. 이런 전략은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서 구체화됐다. 인텔은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앤디바이스그룹(iCDG) 조직이 개발한 신형 모바일·IoT용 시스템온칩(SoC) 및 모뎀 기술을 선보였다. 에릭슨, KT, LG전자, 노키아, SK텔레콤, 버라이즌 등과 5G 기반 조성을 위해 협력한 사례도 제시했다.
인텔의 MWC2016 현장 발표는 ▲네트워크 변화, 클라우드, IoT 부문 협력 관계인 에릭슨과 5G솔루션 기반 모바일 네트워크 운영, 시범사업 수행 ▲2018년까지 5G 시범 서비스를 목표로 내건 KT와 5G 무선통신 기술 및 연결 단말, 가상네트워크플랫폼 기술 개발과 공동 표준화 활동 참여 ▲LG전자와 차세대 자동차를 겨냥한 5G 텔레매틱스 기술 개발 및 시범 운영 ▲노키아와 5G 무선기술 및 네트워크솔루션 선행표준(pre-standard)을 확보해 5G 모바일 클라이언트와 무선인프라를 조기 실현하고, 미래 무선네트워크를 위한 기기 연결기능에 알맞은 5G무선기술 상호운용성을 갖출 수 있게 만드는 협력 ▲SK텔레콤과 2016년 '비면허대역의 면허대역보조구간(LAA)'용 기기 및 5G 모바일기기와 네트워크솔루션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활동 ▲버라이즌 5G테크놀로지 포럼에서 5G 무선 솔루션용 운영실험을 수행해, 밀리미터파(30~300GHz 대역의 초고주파) 스펙트럼이 현존 셀룰러네트워크보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 용량과 속도를 지원하는지 파악하고 고품질 고속 무선 연결 기능을 가정과 기업에 제공하기에 적절한 방법을 시연하는 활동 등으로 요약됐다.
인텔은 이와 함께 '5G 모바일 트라이얼 플랫폼'이라는 5G용 단말 및 액세스포인트 개발용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통신프로토콜 스택을 구동하는 인텔 코어i7 프로세서 ▲베이스밴드 신호 처리와 5G 무선 인터페이스 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알테라의 아리아10 FPGA칩 ▲6GHz 이하(sub-6 GHz), 센티미터파,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 그리고 2-스트림 또는 4-스트림 마이모(MIMO) 방식의 운영을 지원하는 무선주파수유닛, 이 3가지 핵심 구성요소로 만들어졌다. 기업들이 초당 1~20기가비트 수준의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와 짧은 지연시간 등 산업계에서 기대하는 5G 네트워크 서비스의 성능을 지원할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인텔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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