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브라우저가 가상사설망(VPN) 접속 기능을 품었다. 무료로 배포 중인 개발자용 오페라 최신 버전을 설치하면 VPN 접속 기반 웹서핑을 즐길 수 있다.
22일 오페라소프트웨어는 공식사이트를 통해 VPN 접속 기능이 추가된 개발자용 오페라 브라우저를 배포 중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별도의 확장기능이나 부가프로그램을 일체 설치하지 않고 순전히 브라우저 자체 기능만으로 VPN 접속을 수행할 수 있다.
[☞참조링크: 개발자
VPN은 쉽게 말해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전용망 즉 '사설망'을 가상으로 실현해 주는 접속 서비스다. 공용망인 인터넷으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때 전용망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고안됐다. 사용자 기기와 목적지 사이에 터널링 프로토콜, 인증,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접속을 수행해 그 구간을 오가는 정보를 보호한다.
다만 요즘 일반 사용자들에게 VPN은 전혀 다른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VPN의 부수적인 효과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VPN서버를 통해, 어떤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된 국가 검열이나 사업자의 제공 거부 장벽을 우회할 수 있다. 온라인 사업자의 서버는 자신들의 인프라에 접속한 VPN서버의 위치를 사용자의 접속 지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 덕분에 VPN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일부 국내 사용자들은 넷플릭스가 한국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 콘텐츠를 즐겨 왔고, 유튜브같은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에서 한국 시청자들에게만 차단하고 있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영상 클립도 감상할 수 있었다. VPN은 인터넷 서비스의 접속 지역별 특성차를 파악하는 연구에도 유용하다. 인터넷 검열 국가로 분류되는 중국같은 지역에선 단순히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차단된 서비스에 우회 접속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다.
[☞관련기사: 한국서 쓸 수 없는 넷플릭스, 어떻게 써봤냐고?]
그런데 한국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VPN 서비스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너무 느려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엔 알맞지 않고, 일반 웹사이트를 이용하더라도 제공 서버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속도가 양호한 유료 VPN 서비스도 이론상 사용자 회선 속도 최대치를 쓸 수 없고, PC나 브라우저에 별도 접속 프로그램이나 기능을 적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VPN 접속 기능을 내장한 오페라 브라우저는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브라우저를 설치하면 그 내장 VPN 기능을 켜기 위해 다른 프로그램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기존 방식에 비해 더 간편하게 VPN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다.
개발자용 오페라 설치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윈도10 PC에 설치한 뒤 실행해 봤다.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설치된 오페라 브라우저로 VPN 서비스를 쓰기 위해서는 해당 설정을 찾아 활성화해야 한다. 프로그램 왼쪽 상단 메뉴 버튼을 눌러 '설정'으로 들어간 뒤 뜨는 탭 왼쪽의 항목 중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을 선택하면, 그 오른쪽 영역에 설정 사항이 나타난다. 그 중 'VPN' 영역의 'Enable VPN' 항목을 선택하면 브라우저의 VPN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제 오페라 내장 VPN 기능을 사용하려면 설정 탭을 닫고 일반 탭으로 돌아와서, 주소표시줄 왼쪽의 VPN이라는 문자열이 표시된 버튼을 누른다. 이걸 누르면 작은 설정 메뉴가 나타난다. 사용자는 이 설정 메뉴로 VPN 기능을 켜고 끄는 조작과, VPN 기능을 켰을 때 사용자의 가상 위치로 표시할 지역을 미국, 캐나다, 독일 중 고를 수 있고, VPN 기능으로 쓴 누적 데이터량을 확인할 수 있다.
VPN 기능을 켜고 접속 지역을 캐나다로 선택한 뒤 미국 넷플릭스 웹사이트 주소 www.netflix.com 를 입력했다. VPN 기능을 켜지 않았을 때는 이 주소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한국 넷플릭스 주소 www.netflix.com/kr 로 바뀌어 접속되는데, 캐나다 지역으로 연결하도록 설정한 뒤에는 캐나다 넷플릭스 주소 www.netflix.com/ca 로 바뀌어 접속되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관련기사
- 파워유저용 브라우저 '비발디' 1.0 공개2016.04.22
- 오페라, 중국계 기업 컨소시엄에 매각2016.04.22
- 오페라 맥스, 음악 스트리밍 시 데이터 50% 절약2016.04.22
- 브라우저업체 오페라, M&A 매물로?2016.04.22
21일(현지시각) 미국 지디넷은 VPN의 콘텐츠 차단과 방화벽 우회뿐아니라 또다른 특성으로 "사용자의 다른 로컬 네트워크 사용자들로부터 브라우징 활동을 감출 수 있고, 통상 웹사이트 서비스에 넘어가는 사용자 IP 주소나 행동 추적 쿠키를 차단"하도록 도와 준다고 설명했다. 또 개발자용 오페라 브라우저는 미국, 독일, 캐나다 VPN서버만 선택할 수 있는 버전으로 나왔지만, 이 기능을 탑재한 오페라 브라우저 정식판이 나올 땐 더 많은 지역 서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참조링크: Opera builds free VPN into browser, gives users a real reason to switch brows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