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대 설현시계 '루나워치' 써보니…

자체 통신 OK…2년 약정하면 9만원대

홈&모바일입력 :2016/03/25 17:12    수정: 2016/03/25 17:12

정현정 기자

애플워치의 '저렴이' 버전? ‘설현폰’에 이은 ‘설현워치’?

SK텔레콤이 지난 18일 출시한 스마트워치 ‘루나워치’를 설명하는 몇 가지 키워드다. 일단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외관 디자인이 애플워치를 빼닮았다. 사각형 디자인에 그레이 알루미늄 프레임, 블랙 스트랩까지 애플워치 스포츠 모델이 바로 떠오른다.

외관 디자인뿐 아니라 꽃이나 행성, 해파리를 테마로 한 워치페이스까지 우연치고는 애플워치의 그것만 너무 많이 닮았다. 지난 일주일 간 제품 리뷰를 위해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있는 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질문도 “애플워치야?”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다르다. 우선 루나워치를 설명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라는 말을 빼놓을 수 없다. 루나워치의 출고가는 19만8천원이다. 1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9만8천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스트랩과 바디 종류에 따라 40만원대부터 1천만원이 넘는 가격까지 형성된 애플워치는 물론이고, 60만원대 LG 워치 어베인이나 40만원대 기어S2 밴드 클래식 등 자체 통신을 지원하는 경쟁 스마트워치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하다.

루나워치는 3G 통신 모듈을 탑재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없이도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 수발신, 데이터 통신이 모두 가능하다. 자체 기획 스마트폰 ‘루나’와 ‘쏠’로 중저가폰 열풍을 이끈 SK텔레콤이 스마트워치 대중화를 목표로 들고 나온 루나워치에 그동안 스마트워치를 사용하고 싶어도 구입비용 부담 때문에 망설였던 소비자들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질만 하다.

외관 디자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애플워치 스포츠를 떠올리면 연상이 쉽다. 화면크기는 1.6인치지만 넓은 베젤 때문인지 1.65인치 애플워치 42mm 모델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여성들이 착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크기로 느껴질만하다. 하지만 통신 모듈 탑재 제품 중에서는 가장 얇은 두께(11.3mm)로 초기 스마트워치처럼 투박한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무게도 58g으로 가벼운 편이다.

루나워치는 그레이와 화이트 색상 기본 2종으로 판매되지만 우레탄 재질 4종과 천연 소가죽 재질 8종의 스트랩을 별도로 구매할 수도 있다. 또 22mm 표준 사이즈로 일반 시계줄과도 교체가 가능하다. 기본 모델인 우레탄 소재 스트랩은 부드러워 착용감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본체 크기가 꽤 크고 버클 부분의 두께도 있는 편이라 오래 착용할 경우 자국이 남고 움직이는데 불편한 느낌은 있다.

애플워치를 제외하고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워치들이 일반 시계 디자인와 유사한 원형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지만 루나워치는 사각 디자인으로 시계 보다는 전자기기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양 측면에는 통화 기능을 위한 스피커와 마이크가 위치해있다.

강화유리로는 고릴라글래스3가 쓰였는데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베젤 부분이 살짝 아래로 경사지듯이 깎여있어서 처음에는 이질감을 줬다. 터치스크린 외에 조작은 측면에 위치한 3개의 버튼으로 할 수 있다. 가운데는 전원과 홈버튼이고 아래 위 버튼은 음량 조절 기능을 한다. 설정을 통해 상단 버튼은 알람목록, 최근 사용한 앱, 퀵셋팅 기능으로 바꿀 수 있고, 하단 버튼은 뒤로가기 버튼으로 만들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역시 자체 통신 기능이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유심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통신요금을 내고 개통해 별도 번호를 부여받을 수도 있다. 10만원 공시지원금은 24개월 약정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SK텔레콤의 웨어러블 전용 요금제 T아웃도어 요금제에 가입하면 음성통화 50분과 문자메시지(SMS), 데이터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더라도 음성통화와 문자 수발신은 물론 인터넷과 카카오톡 등 데이터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운동할 때나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을 때, 스마트폰을 놓고 운동을 하는 경우, 집에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나오는 것을 깜빡 했을 때 특히 유용하다.

8GB 내장메모리를 탑재했기 때문에 음악이나 사진 등 콘텐츠 저장도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 파일을 블루투스를 통해 루나워치에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할 때 스마트폰 없이도 루나워치를 차고 블루투스 헤드셋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별도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멜론 애플리케이션으로 스트리밍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

키패드를 내장하고 있어 문자메시지 입력도 가능하다. 화면 크기가 커서 문자를 입력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음성메시지를 녹음해 전송할 수도 있다. 배터리는 350mAh로 하루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독특한 인터페이스로 ‘스마트 제스처’ 기능이 눈에 띈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워치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찾기 쉽지 않을 때 화면에 미리 지정한 그림을 그려 앱을 실행해주는 기능이다. 시계화면을 오른쪽으로 당기면 제스처 입력 화면이 나타나는데 앱 별로 사용자가 미리 등록해놓은 제스처를 그리면 바로 해당 앱이 실행된다. 전화는 ‘C’, 헬스는 ‘♡’, 문자메시지는 ‘M’ 같은 부호를 등록해놓고 사용하니 편리했다.

‘리모트 카메라’ 기능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촬영 버튼을 대신해준다. 연동된 스마트폰 카메라를 실행하고 루나워치에서 리모트 카메라 앱을 열고 버튼을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셀카봉을 사용하거나 여러 명이서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밖에 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시계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애플리케이션 목록이 뜨고 아래에서 위로 밀면 설정 화면이 나타난다. 위에서 아래로 민면 알림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 철저하게 가성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심박수 측정을 위한 센서나 교통카드 기능 등은 탑재되지 않았다. 야외 시인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는 밝기를 최대로 조정해도 글씨를 정확히 알아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충전은 무선 방식이 아니라 단자를 맞춰야해서 한 번 신경을 써줘야하지만 충전 크래들이 있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관련기사

◇'루나워치' 상세 사양

▲1.6인치 256x320 해상도 디스플레이 ▲1.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1GB 램 ▲8GB 내장메모리 ▲크기 38.6x49.3x11.3mm ▲무게 58g ▲350mAh 내장형 배터리 ▲스트랩 색상 그레이, 화이트 기본 2종 ▲추가 스트랩 클래식화이트, 베이비블루, 체리핑크, 월넛(우레탄 4종), 오렌지, 네이비, 민트, 브라운, 그린, 카멜, 레드, 아스널블루(천연소가죽 8종), 화이트, 브라운(설현 한정판 2종) ▲안드로이드 4.4.2 킷캣 이상 스마트폰과 호환 ▲제조사 TG앤컴퍼니, 폭스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