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KAI 지분 절반 매각 추진

3천500억 블록딜...본업 집중 차원

디지털경제입력 :2016/03/17 09:00

정기수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가 보유 중인 지분의 절반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하기로 했다.

17일 현대차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KAI 주식 974만7천511주(10%) 중 487만3천756주(5%)를 블록딜로 처분키로 했다. 이날 장 마감 이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메릴린치증권과 HMC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아 전날 공모를 받았으며 결과는 17일 나올 예정이다. 주당 매각 가격은 7만~7만1천500원으로 전날 종가(7만4천원)에 3.4~5.4% 할인율이 적용됐다. 매각대금은 총 3천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안에 나머지 보유지분에 대해서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KAI 지분 매각은 본업에 집중하려는 뜻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KAI 지분 매각 결정은 자동차, 철강 등 주력산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면서 "매각 자금을 통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이나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초 KAI의 주요 주주인 한화테크윈과 두산 자회사 DIP홀딩스 등이 지난해 말 공동매각 약정 만료 이후 연이어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부터 매각 작업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테크윈은 지난 1월 초 보유 중인 KAI 지분(10%) 가운데 4%를 블록딜로 처분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DIP홀딩스도 보유 중인 KAI 지분 전량(4.99%)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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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KAI 주요 주주의 지분매각은 지난 1월 한화 테크윈과 두산에 이어 세 번째"라며 "매각 목적은 불필요한 지분 정리를 통한 주력 사업 집중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KAI 블록딜 성공 시,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 2500억원 이상 발생 가능하다"면서 "KAI에 대한 현대차의 주당 취득원가는 1만5천500원, 이에 따라 거래 수수료 등부대비용을 제외할 경우, 7만원에 매각 시 2천656억원, 7만1천500원 매각시 2천729억원의 처분이익이 영업외 이익으로 계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