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막는 유전자 발견...골수성 백혈병 치료 새 지평

과학입력 :2016/03/16 13:40

암 발생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을 이용해 새로운 암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

울산과기원(UNIST)은 생명과학부의 고명곤 교수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TET 단백질'이 없거나 부족하면 강력한 악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고 교수팀은 생쥐의 조혈모세포에서 높게 발현되는 Tet 단백질 두 종류를 동시에 없앤 뒤 관찰한 결과 Tet2와 Tet3 단백질이 모두 사라진 생쥐는 1주일 이내에 조직학적?세포학적으로 암의 징후가 관찰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생쥐는 모두 4~5주 안에 악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

고 교수는 “실험에서 나타난 혈액암은 기존에 알려진 다른 암 억제 유전자가 없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강력했다”며 “이는 TET 단백질과 암의 인과관계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명곤 교수는 “거의 모든 암에서 TET 단백질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TET 유전자가 다른 암에서도 암 억제 유전자로 작용할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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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TET 단백질의 발현 수준이나 활성을 유전자 단위에서 조절하는 방법으로 악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성유전학적 방법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는 UNIST의 고명곤 교수와 미국 UC샌디에이고의 안자나 라오 교수, 독일 암연구센터의 루카스 차베즈 교수다. 제1저자는 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단장 명경재) 안정은 박사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