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 테이프 스토리지보다도 경쟁력 떨어져"

맷 킥스밀러 퓨어스토리지 제품 총괄 부사장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6/03/15 19:18    수정: 2016/03/17 16:44

[샌프란시스코(미국)=임민철 기자]기업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오랫동안 사용됐다는 '익숙함'을 제외하면 여타 저장매체에 비해 하드디스크의 독보적 장점을 꼽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연히 그 역할을 다른 저장매체가 대신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들린다. 올플래시스토리지 전문업체들 사이에선 그 상당 비중이 자신들 몫이라 기대한다.

등장 초기부터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시스템은 성능 면에서 하드디스크를 압도했다. 그리고 플래시의 확산에 걸림돌로 꼽혔던 용량당 가격 문제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기술 발전에 따라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올플래시스토리지 전문업체인 퓨어스토리지가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에서 하드디스크의 퇴출을 예고하는 건 자연스럽다.

맷 킥스밀러 퓨어스토리지 제품 총괄 부사장은 여기에 한 술 더 뜬다. 그는 하드디스크가 플래시뿐아니라 다른 저장매체보다도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 시스템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고 말한다. 낸드플래시, 테이프라이브러리, DVD나 블루레이같은 광디스크 등은 각각 그 나름대로의 경쟁력과 특성을 갖춘 반면 하드디스크는 어정쩡하다는 이유에서다.

"읽고 쓰는 속도나 성능의 제약을 감수한다면 장기간 데이터를 보관해야 하는 영역엔 테이프 라이브러리와 광디스크가 알맞죠. 성능이 중요하다면 플래시가 적절해요. 하지만 (하드)디스크는 어떤 측면으로 보든 최적 수단이 못 됩니다. 결국 디스크는 언젠가 없어지고, 테이프(라이브러리)와 광디스크, 플래시가 오래 쓰일 거라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얘기다. 하드디스크는 플래시메모리처럼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대신 상대적으로 용량당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 장점은 테이프라이브러리와 비교하면 희석된다. 하드디스크보다 테이프라이브러리의 데이터 처리 성능이 더 떨어지지만, 그 용량당 가격이나 장기 데이터 보존성은 상대적으로 우월하다.

맷 킥스밀러 퓨어스토리지 제품 총괄 부사장

하드디스크가 테이프라이브러리만도 못하다는 얘기는, 킥스밀러 부사장에게 페이스북 데이터센터의 콜드스토리지 장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돌아온 답의 일부다. 페이스북은 매일 20억장 이상의 사진을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필요시 빠르게 불러낼 수 있는 스토리지 시스템을 쓰는데, 그 저장매체는 과거 하드디스크였다가 장당 100GB 블루레이에서 최근 300GB 용량의 신형 광디스크 기반으로 바뀌었다.

[☞관련기사: 페북 사진 하루 20억장…어떻게 보관하나]

[☞관련기사: 페이스북, 파나소닉과 광디스크 기반 콜드스토리지 만들어]

[☞참조링크: Panasonic Unveils Enhanced "freeze-ray" Series Data Archiver system, Using 300 GB Optical Discs]

페이스북의 서비스는 그 거대한 규모만큼 특수하다. 테이프라이브러리도 아닌 광디스크같은 기술이 다른 기업 데이터센터에서도 하드디스크를 대체할만큼 흔히 쓰일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 사례는 기업 인프라에서 하드디스크의 위상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하드디스크를 쓰던 곳에 다른 저장매체가 투입되는 경향이 증가 추세다.

기업들이 하드디스크 기반 스토리지를 쓰려던 영역에 여러가지 이유로 다른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데, 다른 저장 매체보다는 플래시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구성된 스토리지시스템을 쓰는 현상이 보편적이다. 이런 경향을 플래시 업계 위주로 해석하면 킥스밀러 부사장처럼 말할 수 있게 된다.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의 주된 역할은 기업용 데이터베이스(DB)나 애플리케이션, 가상머신(VM) 시스템이었어요. 그런데 신규 데이터의 80%는 비정형데이터예요. 과학 연구 및 미디어, 하둡이나 컴플렉스이벤트프로세싱(CEP)을 포함한 실시간 분석,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성장성이 큰 이 쪽을 겨냥해 신제품을 내놨죠."

문제의 신제품은 14일(현지시각) 기술컨퍼런스 '퓨어액셀러레이트2016' 현장에서 처음 공개된 '플래시블레이드'다. 기가바이트(GB)당 1달러 미만의 가용 용량당 가격과 유연하고 단순한 확장성을 제공한다는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스템이다. 상반기 정식 공급을 앞두고 현재 칩 설계 업체, 완성차 제조사, 소비자용 미디어 사이트 운영사 등에 시범 제공됐다.

퓨어스토리지는 기존 SAN스토리지 영역에 플래시어레이를, NAS와 오브젝트 및 하둡 등 비정형 데이터 스토리지 영역에 플래시블레이드를 배치했다. 이로써 기존 하드디스크 스토리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소개한 조기도입프로그램(EAP)의 고객사는 50여곳인데요. 저희와 이들간의 상호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경우입니다. 우리와 고객사가 어떤 용도를 원하는지, 어떻게 사용할지 등을 상의해 결정되죠. 아직 한국 회사는 없지만, 지켜 봐야겠지요. 한국 기업들은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플래시어레이 시리즈같은 기존 제품 고객들이 많은 나라니까요."

플래시어레이 시리즈에도 역시 플래시의 역할 확대를 염두에 둔 퓨어스토리지의 구상이 반영됐다. 중견기업의 소규모 인프라에 플래시 스토리지를 도입해 향후 유연한 확장을 꾀할 수 있는 하위 모델 '플래시어레이 m10'가 등장한 것이다. m10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으면서 올플래시스토리지 도입을 원하는 기업들의 요청을 수용한 결과물이다.

관련기사

플래시어레이와 서버, 네트워킹, 가상화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용 애플리케이션 등을 함께 구성한 컨버지드인프라 장비 '플래시스택'의 가짓수도 늘어났다. 우선 SAP 루미라 HANA와 마이크로소프트(MS) 익스체인지용 플래시스택이 새로 나왔다. 또 VM웨어 VDI 및 MS 하이퍼V 시스템용으로 m10 스토리지를 적용한 '플래시스택 미니' 제품군이 추가됐다.

"이제 플래시어레이는 (SAN) 블록스토리지와 VM을, 플래시블레이드는 파일과 오브젝트 그리고 컨테이너 워크로드를 담당합니다. 하드디스크 기반 스토리지는 더이상 데이터센터에 필요하지 않아요. 플래시 기반의 데이터센터 가상화와 자동화가 더 좋아요. '올플래시(스토리지 기반) 클라우드'가 더 크고 더 저렴하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