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美시장 진출 첨병으로 중형 SUV 낙점

최종식 대표 "SUV 전문 브랜드 지향"...올해 16만대 판매

카테크입력 :2016/03/09 12:00

정기수 기자

쌍용자동차가 미국 시장 진출 첨병으로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낙점했다. 나아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프리미엄급 SUV 모델을 개발, 전문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친환경차 시장 진입을 위해 올해 그린카 양산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9일 쌍용차에 따르면 미국 시장 첫 진출 모델은 현대자동차 싼타페급의 중형 SUV다. 이달 초 2016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친환경 컨셉트카 'SIV 2'의 양산형 모델로 코란도 C의 후속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시점은 이르면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로 예상되며 이 시기에 미국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SIV-2에는 1.6ℓ 디젤엔진 및 1.5ℓ 터보 가솔린엔진에 10kW 모터-제너레이터, 500Wh급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CO₂(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췄다. 쌍용차는 향후 친환경 전용 플랫폼과 높은 연료 효율을 지닌 파워트레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사진=쌍용차)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현재 개발 검토되고 있는 것은 중형급 FF 모노코크 플랫폼으로 차종으로는 싼타페급 중형 SUV"라며 "SIV 2 컨셉트카가 출시되는 때를 기점을 해서 미국에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 들어가려면 제품 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쌍용차는 도심형 온로드용 의 티볼리, 코란도C의 FF 소형 모노코크 플랫폼과 오프로드에 적합한 렉스턴, 코란도스포츠 등의 FR 프레임타입 플랫폼에 주력하고 있다. FF 모노코크 플랫폼의 신차가 추가되면 라인업이 한층 확대된다.

현재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국가 중에서 쌍용차가 진출하지 않은 시장은 미국이 유일하다. 쌍용차의 모기업인 마힌드라도 디젤 픽업 소형트럭으로 미국시장에 들어가려다 중단한 바 있다.

최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차가 가장 싼 가격으로 팔리고 가장 좋은 보증조건을 제공하는 차가 팔리는 데가 미국"이라며 "또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소비자 보호제도를 갖고 있어 무척 힘든 시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3~4년 시간을 갖고 철저히 준비해서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현재 미국 진출을 위해 TF팀을 구성해 철저한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 시장의 엄격한 제품 기준과 제도 보안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안전도, PL(제조물책임법) 문제 등과 관련 검토를 진행 중이다.

컨셉트카 SIV-2(사진=쌍용차)

쌍용차는 또 친환경차 시장 진입을 위해 올해 그린카 양산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최 사장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그린카를 꼭 개발해야 한다"며 "2020년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순수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필수다. 올해 그린카 양산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쌍용차는 당분간 세단 차종 개발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경쟁력을 갖고 있는 SUV 차종에 집중, 차별화된 브랜드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세단시장은 전장이 SUV와는 다르다"며 "글로벌 톱 5는 연간 생산규모가 800만대 이상인 반면 쌍용차는 중장기적으로 50만대 생산 규모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를 개척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SUV 명가로서의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 등 양산 업체와는 다른 분야에서, 즉 승용차로 말하면 벤츠나 BMW 등 프리미엄 급의 SUV 전문성이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고 이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현지 생산업체의 설비를 활용, 쌍용차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대표는 "중국과의 FTA에 자동차가 제외돼 있어 가시화 되려면 적어도 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의 포트폴리오로는 자체적인 공장 설립은 어려워 현지 생산 시설을 활용해 쌍용차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시설은 이용하면 최대 2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중국 시장 진출과 관련한 큰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볼리 에어(사진=지디넷코리아)

쌍용차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전년(14만5천대) 대비 10%가량 증가한 16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목표 달성을 통해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올해 흑자 전환이 일차적 목표"라면서도 "티볼리 에어를 출시하면서 우리 회사는 분위기가 나아지지만 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 자동차 산업 전체로 보면 올해가 굉장히 어려운 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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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최근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사명 변경과 관련해서는 "사명변경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면서 "글로벌 현지에 투자 시설 등에 교체하는 비용도 1억불 이상 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현재 미국시장 진출을 모멘텀으로 삼아 변경을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미 세계적인 컨설팅업체를 통해서 두 번 정도의 컨설팅을 받는 등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