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워팜, 웹젠 2대 주주로 올라선 배경은?

뮤IP 영향력-가치 높이 평가

게임입력 :2016/03/09 11:00    수정: 2016/03/09 11:21

중국 게임사 아워팜이 국내 대표 게임사 웹젠의 2대주주로 올라선다. 웹젠의 2대주주였던 NHN엔터테인먼트가 웹젠 보유 지분 전량을 중국의 게임사 아워팜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웹젠 지분 679만5143주(19.24%) 전량을 ‘펀게임 리미티드’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도 금액은 주당 약 3만 원으로, 약 2천39억원 규모다. 양도 예정일은 오는 7월 7일이다.

펀게임은 중국 게임사 아워팜이 홍콩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아워팜은 이번 지분 양도 절차가 마무리되면 NHN엔터테인먼트의 웹젠 2대주주 자리를 넘겨받게 된다. 이번 양도 작업이 끝나면 웹젠의 지분 구조는 최대주주 김병관 의장 외 2인(27.20%), 2대 주주 아워팜(19.24%) 순으로 변경된다.

■중국 게임사 아워팜, 웹젠 2대주주 욕심낸 이유는?

아워팜이 NHN엔터테인먼트의 웹젠 보유 지분 전량을 양도 받기로 결정했다. 양도 절차가 마무리되면 아워팜은 최대주주 김병권 웹젠 의장에 이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린다.

아워팜은 지난 2004년 설립된 중국 게임사다. 이 회사는 웹게임과 모바일 게임 개발 및 서비스 사업으로 급성장을 해왔으며, 중국 내 잠재력이 높은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아워팜의 계열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은 약 200여종이다.

아워팜과 웹젠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웹젠의 대표 온라인 게임 ‘뮤온라인’의 지적재산권(IP)으로 맺어진 인연이었다.

아워팜은 지난해 뮤IP 기반 모바일RPG ‘전민기적’을 개발한 중국 개발사 천마시공을 인수했으며, 이후 약 1년 만에 뮤IP의 원저작권자인 웹젠의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 셈이다.

아워팜과 웹젠은 뮤IP로 만든 전민기적으로 인연이 시작됐다. 전민기적은 아워팜의 자회사인 천마시공이 개발했다.

아워팜이 NHN엔터테인먼트의 보유한 웹젠의 지분 전량을 양도받기로 결정한 것은 뮤IP의 시장 영향력과 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뮤IP로 만든 모바일RPG 전민기적의 성과를 보면 욕심낼만했다. 아워팜이 웹젠의 지분 양도 규모를 주당 약 3만원으로 책정한 이유기도 하다.

전민기적은 중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전민기적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월 약 3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왔다. 웹젠은 전민기적의 로열티 수익 뿐 아니라 전민기적의 한글버전 뮤오리진을 국내에 서비스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웹젠의 지난해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지난해 영업수익은 2천422억 원(게임매출 2천419억원)으로 전년대비 230%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747억 원으로 전년대비 425%, 당기순이익은 601억 원으로 전년대비 614% 올랐다.

전민기적의 원작인 뮤온라인은 중국서 게임 한류를 이끈 1세대 게임이다. 2000년대 초반 뮤온라인은 중국서 국민 온라인 게임으로 인기를 얻었고, 지난해 모바일 게임 버전으로 재탄생하면서 제2의 게임 한류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더불어 천마시공과 룽투 등은 뮤IP 기반의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뮤IP의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행보로 보인다.

■아워팜, 웹젠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 시도?...“가능성 낮다”

아워팜이 웹젠의 2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은 웹젠에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전략적 투자 관계로 거듭났고 이를 통해 더욱 견고한 사업 파트너로 발전할 수 있어서다.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은 요원했던 상황. 또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는 중국에 게임 개발 및 서비스를 맡기더라도 업무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개발 서비스 환경과 문화적 차이였다. 이런 상황을 보면 웹젠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내에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고 이를 통해 사업 확장에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웹젠 관계자는 “아워팜은 전략적 투자자로, 뮤IP로 만든 전민기적을 개발한 천마시공의 모회사기도 하다”면서 “두 회사가 더욱 긴밀한 파트너로 사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 자본이 한국 게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국가를 떠나 투자가 활발하고, 이를 통해 파트너 관계가 두터워지고 있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넷마블게임즈, 파티게임즈 등의 국내 게임사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워팜이 웹젠의 경영권을 적대적으로 M&A하기 위해 2대주주자리를 탐낸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뮤IP 기반 전민기적과 뮤오리진의 성과가 꾸준하고, 서로 사업 및 투자 파트너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워팜이 웹젠의 적대적 M&A를 시도한다면, 두 회사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다. 이렇게 되면 두 회사는 사업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수 없고, 이 때문에 그동안 잘 진행해왔던 게임 사업의 기반도 무너질 수 있다. 돈을 버는 구조에서 돈을 잃는 구조로 바뀔 수 있는 셈.

또한 아워팜이 웹젠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NHN엔터테인먼트에 넘겨 받는 웹젠 지분 19.24%에 최소 30%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한다는 점에서도 M&A 시도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현 웹젠 기업가치로 보면 최대 수조원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야 적대적 M&A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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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웹젠의 2대주주로 올라서는 아워팜이 적대적 M&A를 시도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웹젠의 지분 약 30%를 추가로 확보해야 가능한 시나리오인데, 수조원의 출혈을 감수한다고 해도 M&A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이유는 없다”며 “오히려 아워팜은 웹젠의 전략적 투자사로 웹젠이 보유한 IP를 통한 공동 사업 진행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웹젠의 뮤와 썬 등은 중국 게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IP다. 아워팜이 웹젠 IP의 중국 내 독점 사업자의 역할을 맡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