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고위 관료들 "강력한 암호화 지지".

인터넷입력 :2016/03/05 11:14

손경호 기자

[샌프란시스코(미국)=손경호 기자] 미국서 전직 국토안보부 장관, 국가정보국(DNI) 수장을 맡았던 인물들이 강력한 암호화를 지지하고 나섰다. 애플-FBI 간 공방에 대해 예상과는 달리 애플측에 힘을 싣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3일(현지시간) RSA2016에서는 '암호화를 넘어서:왜 우리는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공존하게 할 수 없나(Beyond Encryption: Why We Can't Come Together on Security and Privacy?and the Catastrophes That Await If We Don’t)'를 주제로 한 패널토론 자리가 있었다.

여기서 조지 부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냈던 마이클 쉐르토프는 9.11 테러 이후 애국자법을 지지했던 마이클 쉐르토프와 함께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었던 마이크 맥코넬은 모두 강력한 암호화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졌다. 쉐르토프가 테러방지를 위해 수사당국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애국자법을 지지했으며, 맥코넬이 FBI와 NSA를 포함해 미국 내 주요 15개 정보기관과 수사기관들을 총괄하는 DNI 수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는 이례적인 일이다.

쉐르도프는 "암호화를 약화시키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성장하는 경제 엔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적인 비즈니스 영역에 지나치게 과도한 (백도어와 같은) 짐을 지우게 하면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안전하게 흐른다는 말을 확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만약 사적인 영역을 보안(감시)의 통제 아래에 두기 위해서는 (백도어와 같은) 어떤 툴을 허용하게 만들어야한다"며 "암호화를 약화시키는 것은 기술개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 규약, 법이 기술발달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쉐르토프에 따르면 신뢰(trust)라는 연료가 인터넷이 이끄는 경제 엔진을 움직인다. 때문에 이러한 신뢰가 무너지면 경제적인 이득 역시 무너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에는 여러 나라별로 인터넷 상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보호정책을 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넷 상에서 일종의 보호무역주의가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직 DNI 국장으로 현재 부즈 앨런 해밀턴 전문위원을 맡고 있는 마이크 맥코넬은 "FBI에게 조언하자면 잘못된 테스트 케이스(판례로 남는 소송)를 선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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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문제를 법원으로까지 옮기는 대신 관련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했어야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중들이나 의회나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한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만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차라리 기술전문가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면 의회에서도 더 전문성이 가미된 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