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물산 주식 2천억원 규모 취득

순환출자 해소 목적…삼성엔지니어링 300만주도 확보

홈&모바일입력 :2016/02/25 17:04    수정: 2016/02/26 07:53

정현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천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주식을 취득한다. 당초,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마련한 자금을 삼성물산에 투입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I가 매각을 추진하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중 2천억원 상당의 주식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유가증권시장 종료 후 지분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강화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종전 16.5%에서 17.2%로 0.7%p 높아지게 된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대규모 주식매각에 따른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 일부를 직접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SDI는 이재용 부회장이 인수하는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삼성물산 지분에 대해서는 같은 날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보유 현금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이번 블록딜에 참여해 3천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 약 300만주(302억원 규모)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 302만4천38주를 인수하는 한편, 나머지 약 700억원 규모의 주식은 추후 별도 방법으로 취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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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구주주 청약률이 99.9%에 달해 일반 공모에는 참여하지 않고 자사주 인수 및 다른 방법을 통해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자사주 인수는 회사의 자기자본과 현금을 동시에 늘려줘 유상증자와 유사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을 재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