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천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주식을 취득한다. 당초,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마련한 자금을 삼성물산에 투입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I가 매각을 추진하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중 2천억원 상당의 주식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유가증권시장 종료 후 지분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강화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종전 16.5%에서 17.2%로 0.7%p 높아지게 된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대규모 주식매각에 따른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 일부를 직접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재용 부회장이 인수하는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삼성물산 지분에 대해서는 같은 날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보유 현금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이번 블록딜에 참여해 3천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 약 300만주(302억원 규모)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 302만4천38주를 인수하는 한편, 나머지 약 700억원 규모의 주식은 추후 별도 방법으로 취득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 삼성엔지니어링 유증 청약률 99.9%...이재용 3천억은?2016.02.25
- 이재용 부회장, 삼성 신임 임원들과 만찬2016.02.25
- 공정위 "삼성SDI,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처분해야"2016.02.25
- 이재용 부회장,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참석2016.02.25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구주주 청약률이 99.9%에 달해 일반 공모에는 참여하지 않고 자사주 인수 및 다른 방법을 통해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자사주 인수는 회사의 자기자본과 현금을 동시에 늘려줘 유상증자와 유사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을 재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