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애플, FBI 조사 지원해야"

인터넷입력 :2016/02/24 08:53

황치규 기자

아이폰에 적용된 잠금장치를 푸는 것을 놓고 애플과 미국 연방수사국(FBI) 간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빌 게이츠가 FBI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

그의 발언은 애플의 선택을 지지하는 페이스북, 구글 등 다른 유력 기술 회사 CEO들과는 확실하게 다른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씨넷이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한 기사를 보면 빌 게이츠는 기술 회사들이 테러리즘 조사에 협조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애플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나디오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용의자로 밝혀진 무슬림 부부 중 남편인 사이드 파룩이 사용한 아이폰에 걸린 잠금장치를 연방수사국(FBI)가 풀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연방 법원의 명령을 최근 거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개서한을 통해 FBI에 협력하게 되면 아이폰 사용자들의 보안을 약화시킬 수 있고, 향후 정부 감시에 전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반대 명분으로 내걸었다. 이후 구글 순다 피차이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이 애플을 지원 사격하고 나섰다.

FBI는 사이드 파룩과 그의 아내가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직접 총격을 계획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파룩이 사용한 아이폰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파룩이 쓴 아이폰은 2013년 나온 아이폰5c다. 비밀코드가 걸려 열어볼 수가 없다.

이에 FBI는 애플이 아이폰 비밀코드를 우회할 수 있도록 iOS 버전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폰은 부정확한 비밀코드가 10번 입력되면, 내부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가 사라진다.

애플은 FBI 요구를 들어줄 경우 파생될 위험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과적으로 백도어나 마스터키처럼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는 "아무도 백도어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례는 정부가 정보 접근을 요구하는 특별한 경우"라고 했다. 일반적인 걸 요구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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