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G5'가 오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베일을 벗는다. 스마트폰 기능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차별화 요소가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올해 업계 최대 승부처는 카메라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스마트폰의 접근성·휴대성이 뛰어나고 사진의 공유성이 커지면서 폰카의 쓰임새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점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 성능 향상에 올인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저조도 촬영 성능을 크게 높인 카메라로, LG전자는 후면 듀얼카메라로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7의 후면카메라 화소수는 1200만화소로 전작 갤럭시S6의 1600만화소 대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센서의 크기를 키우고 조리개값을 낮춰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 카메라 센서 크기는 일반카메라에 적용되는 1/2.3인치 보다 커진 1/2인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 대비 센서의 크기를 4배 이상 키우고 조리개값도 F1.7로 낮춰 저조도에서 탁월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작 갤럭시S6의 조리개값은 F1.9였다.
삼성전자가 언팩 행사를 앞두고 전 세계 미디어와 개발자 등에게 보낸 초청장에는 검은 정육면체 모서리에서 'ㄱ'자 모양으로 새어 나오는 푸른 빛을 통해 저조도 촬영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암실 같은 어두운 배경에서도 검은색 상자의 윤곽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저조도 환경에서 선명한 촬영이 가능한 향상된 카메라 성능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6 화소수가 1600만화소까지 향상되면서 다음 로드맵으로는 듀얼카메라나 2000만화소가 제시됐지만 삼성전자는 1200만으로 화소수를 오히려 낮출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메라 화소수가 반드시 고화질을 의미하지 않는 만큼 화소를 유지하면서도 이미지센서 크기를 키우는 방식 등을 통해 고화질을 구현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세계 최초 f/1.8 조리개와 전문가모드를 장착한 ‘G4’, 듀얼 셀피 카메라를 탑재한 ‘V10’ 등으로 꾸준히 폰카 성능을 과시해 온 LG전자 역시 후면 듀얼 카메라 탑재로 차기작인 G5의 카메라 성능을 또 한 번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화소수 또한 1600만화소 혹은 2000만화소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외신을 통해 유출된 G5 도면과 실물 모형에 따르면 기기 후면에 직경이 다른 두 개의 카메라 렌즈가 탑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LG전자는 V10 전면카메라의 일반 카메라(80도 촬영가능)와 별도로 광각 카메라(120도 촬영가능)로 화각이 다른 두 개의 렌즈를 탑재한 바 있다.
듀얼카메라는 두 개의 렌즈를 활용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각각의 렌즈에서 배경과 피사체 초점을 따로 잡아 화질을 개선할 수 있고, 역광 사후 보정이나 아웃포커싱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보다 넓은 각도의 렌즈를 사용할 경우 더 많은 배경이나 인물을 사진에 담는 것도 가능하며 원근감도 향상시킬 수 있다.
가상현실(VR) 기기와 연계를 위한 3D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두 개의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를 하나로 합성할 경우 하나의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 대비 입체감과 화각을 향상시킬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처럼 카메라 성능 향상에 몰두하는 이유는 배터리, 메모리, 방수·방진,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경쟁 제품과 차별화 요소와 마케팅 포인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셀피 열풍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수 증가를 타고 전 세계적으로 매일 18억장의 사진이 업로드되고 공유될 만큼 사진 촬영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기능 중 하나다. 특히 다른 기능과 비교해 콘텐츠 생산을 위한 1차적 도구라는 점에서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큰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이에 제조사들은 카메라 성능 향상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감성 마케팅에도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진공모전을 진행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주제로 한 광고 캠페인에도 적극 나서면서 일찌감치 '카메라=아이폰' 공식을 만들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언팩 행사에서 1600만화소, F1.9 조리개 값의 밝아진 렌즈, 자동초점(AF), 손떨림방지기능(OIS), 실시간 HDR 기능 등을 탑재한 갤럭시S6 카메라에 대한 설명에만 5분 이상을 할애하며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아이폰6 플러스와 동일한 상황에서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며 자사 카메라 성능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또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세계적 사진작가 피터 릭 등과 협업해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등 으로 찍은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 알리면서 갤럭시의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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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에 도전하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극복해야할 요소로 저조도 촬영 성능과 줌 기능을 꼽고 있다. 저조도 환경에서 선명한 이미지를 얻으려면 센서의 크기가 중요한데 스마트폰 카메라는 좁은 면적에 많은 픽셀을 넣어야하기 때문에 센서가 작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큰 센서를 장착한 DSLR 카메라에 비해 열등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디지털과 광학 줌 기능으로 클로즈업 해도 상대적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일반 카메라에 비해 고성능 줌 기능도 스마트폰 카메라가 열세인 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는 가장 큰 장점인 기동성을 무기로 화소수를 늘리고 오토포커스 기능, HDR 기능 등으로 프로세싱 성능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애플, LG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 고성능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중화권 업체들의 전략 스마트폰에도 고화소 카메라 적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평준화되는 과정에서 전면카메라가 중요한 차별적 요인이 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하드웨어 기능을 잘 부각시켜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카메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