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예측한 중력파의 존재가 100년 만에 실제로 확인됐다. 중력파는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4차원 시공간의 잔물결로, 지금까지는 이론적으로만 존재했을 뿐 관측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국립 과학 재단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라이고, LIGO)를 사용해 중력파를 검출해 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미국 리빙스턴과 핸포드에 위치한 두 곳의 라이고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는 지난해 9월14일 중력파를 검출했다. 물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이번에 검출된 중력파는 블랙홀 두 개가 자전을 하는 하나의 무거운 블랙홀로 합병되는 과정에서 충돌 직전에 방출한 것으로 채 1초도 안되는 시간동안 방출한 것을 측정해 낸 것이다.
이번 발견은 미국 리빙스턴과 핸포드에 건설된 두 대의 라이고 중력파 검출기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라이고는 1980년 중력파를 검출하는 수단으로 처음 제안됐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라이고 검출기의 감도가 향상돼 관측 가능한 우주의 범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이번 발견을 가능케 했다. 업그레이드 후 첫 번째 관측에서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었다.
한국 중력파연구협력단 단장 이형목 교수는 “이번 발견은 최초의 블랙홀 쌍성계 관측이며,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빠르게 검출에 성공한 것으로 앞으로 더 많은 중력파원을 향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일반상대성이론의 검증뿐아니라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강궁원 박사(KISTI 책임연구원)는 “전자기파의 검출로 광학망원경에서 전파천문학으로 도약이 있었듯이 이제 우리는 중력파를 이용해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었다. 중력파 천문학 시대가 지금 막 시작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라이고과학협력단(LSC)와 유럽 비르고(Virgo)협력단이 공동으로 이룬 성과다. 중력파 검출기 구축을 위해서 미국 과학 재단에서 재정의 대부분을 지원받았고 독일 막스플랑크협회, 영국 과학기술시설위원회, 호주 연구위원회 등 각국의 연구사업지원 기간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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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물리.천문학자, 컴퓨터 전문가 20여명으로 이뤄진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도 이번 중력파 검출 연구에 참여해 기여했다. 특히 업그레이드된 어드밴스드 라이고 관측기에 사용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와 기기 모니터링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강궁원 박사는 “(중력파 검출을 통해) 예상되는 과학적 성과가 엄청난 만큼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해 연구에 매진한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