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원금을 받으면 사실상 '공짜폰'인 중저가폰이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까지만 해도 큰 인기를 모았던 '구형폰' 바람은 상대적으로 미미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 노트, 아이폰 등 기존 프리미엄 구형폰들의 재고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중저가폰 들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동통신사들이 저렴한 가격대의 중저가폰들을 앞 다퉈 출시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작년 말 화웨이가 만든 초저가 스마트폰 ‘Y6’를 선보여,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2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또한 KT는 삼성전자가 출시한 중저가 단말기 A시리즈와 LG전자의 K10에 가장 많은 보조금을 태우며 중저가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자체 기획한 중저가폰 ‘쏠’을 지난 달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량 1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Y6가 16일 만에 기록한 1만대 판매량을 9일이나 앞당긴 결과다. 쏠은 현재도 하루 평균 1천500대가 팔려나가고 있다.
이들 중저가 단말기는 이통사들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경우, 사실상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
화웨이의 Y6는 LG유플러스 음성무한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New 음성무한 29.9' 요금제를 선택하면 13만4천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추가 지원금(15%)까지 더할 경우 총 지원금이 출고가(15만4천원)와 동일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구매할 수 있다.
쏠은 출고가 39만9천300원으로, 밴드 51 요금제에서는 22만원의 공시 지원금이, 밴드 29 요금제에서는 12만7천원의 공시 지원금이 주어진다. 이렇게 되면 할부 원금은 각각 17만9천300원, 27만2천300원이 된다.
이처럼 중저가폰들의 인기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출시 15개월이 지난 프리미엄 구형폰에 쏠렸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중저가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폰들이 구형폰 인기를 대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월 중순 SK텔레콤이 애플의 '아이폰4'(32GB) 수천대를 월 3만6천원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공짜폰으로 기획 판매 했지만, 아직 재고가 남은 상태다. 애플 마니아 층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켰지만, 최근 공짜폰으로 출시되고 있는 중저가 단말기에 비해 기능 등에서 큰 격차를 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구형폰의 인기 하락 원인은 중저가폰의 인기 쏠림 현상 뿐만 아니라, 재고 부족 요인도 작용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 3사 온라인 판매처 확인 결과 아이폰5S, 갤럭시노트4, 갤럭시S5, G3 등 기존 구형 스마트폰의 경우, 재고가 아예 없거나 매장 판매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매장에서 판매 중인 구형폰도 있지만 이통사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적지 않아 공짜폰인 중저가폰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출시 15개월이 지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지원금도 많고 성능도 뒤처지지 않는 중저가폰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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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신사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단말기 판매 수요가 줄면서 예전만큼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공시지원금 등을 받으면 사실상 공짜폰이 되는 중저가폰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과거에 인기를 끌던 프리미엄 구형폰의 주목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5개월 지난 단말기라 하더라도 통신사나 제조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이 기대만큼 높지도 않다”며 “일부 중저가 단말기 경우, 성능면에서 구형이 된 프리미엄폰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아 값도 싸고 새로 나온 중저가폰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