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VR·AR 기술 개발 나선 애플, 왜?

아이폰 성장 한계 직면...위기설 잠재우고 새 도전

홈&모바일입력 :2016/01/31 17:09    수정: 2016/01/31 17:12

애플이 점점 바빠지고 있다. 연초부터 무선충전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씨넷, 더 버지 등 주요 IT 매체들은 애플이 최근 무선충전이 가능한 아이폰, 아이패드 제품 개발과 VR 및 AR 분야 연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그럼 애플이 이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뭘까? 가장 먼저 아이폰 판매 성장세 한계에 따른 위기설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통해 순이익이 184억달러(약 2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82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3.28달러로 시장의 예상치인 3.23달러를 상회했다. 나쁘지 않은 결과다.

애플 공식 판매 센터 전경 (사진=씨넷)

하지만 문제는 아이폰 판매량 추이다. 애플의 회계연도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4% 오른 7천478만대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7천650만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 2007년 아이폰 초기 모델 발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일부 외신들은 애플의 실적 결과에 대한 비관론을 쏟아냈다. 미국 지디넷은 아이패드 판매량을 예로 들며 애플의 실적 위기론을 부각시켰다. 애플의 지난 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 줄어든 1천612만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이폰 사업이 마침내 정점에 달했다”며 향후 애플의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애플은 무선충전과 VR, AR 사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최근 IT 업계 트렌드인 ‘합종연횡’ 전략으로 위기설을 잠재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별도 무선충전케이스를 부착해 무선충전중인 아이폰6 (사진=지디넷코리아)

블룸버그는 29일(미국시각) 애플이 미국과 아시아 등에 위치한 협력사들과 함께 무선충전이 가능한 아이폰, 아이패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이 택한 자기유도방식이 아닌 자기공진(또는 자기공명) 방식을 애플이 적용한다는 것이다.

자기유도방식의 스마트폰 무선충전은 별도의 패드가 필요하다. 패드 위에 제품을 올려놓으면 바로 충전이 진행되는 방식인데 자동차와 가구 업계 등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품을 패드에서 조금이라도 분리하면 충전이 중단되며, 유선충전에 비해 충전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자기공진방식이 채택된 아이폰 및 아이패드 출시를 통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자기공진방식은 자기유도방식에 비해 충전속도와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애플은 이같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CES 2016 부스 내에 마련된 기어VR 체험존 (사진=삼성전자)

애플은 또 VR과 AR 사업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가상현실분야는 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흥미로운 분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팀 쿡 CEO의 발언이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씨넷, 더 버지 등 주요 IT 외신들은 31일(한국시각) 애플이 VR과 AR 분야 사업 전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더그 보먼 버지니아공과대학 휴먼-컴퓨터 상호작용센터장을 영입해 VR 분야 연구에 착수했고, AR 분야 스타트업 플라이바이미디어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로써 VR 및 AR 분야 사업 인력 수백명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분야처럼 VR, AR 관련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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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뿐만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 이상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면 잃을 것이 많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 가능성을 스마트카 시장과 비교해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올해 스마트카 매출액은 스마트폰의 60.9% 수준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2년 뒤인 오는 2018년에는 스마트카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