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3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5년 만에 최저치다. 신흥국 통화 약세와 판촉 강화 등 업계 경쟁 심화가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 91조9천587억원(자동차 72조6천797억원, 금융 및 기타 19조2천790억원), 영업이익 6조3천5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3.0% 증가해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5.8% 감소하며 3년 연속 후진했다. 2010년(5조9천185억원) 이후 최저치다. 당기순이익도 14.9%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대비 1.6%p 하락한 6.9%로 집계됐다.
국내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71만2천313대를 판매한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수요 둔화 영향으로 0.6% 감소한 425만710대를 판매했다. 국내외를 합친 지난해 총 판매량은 496만3천23대로 전년(496만1천877대) 대비 소폭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한층 심화됐을 뿐만 아니라, 해외 생산공장이 소재한 신흥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작년 수익성이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흥국 통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로 해외공장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매출원가율이 1.5%p 상승한 80.1%에 달했다. 경상연구비도 11조8천995억원으로 2.8%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신흥국 통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에 따른 해외공장 수익성 하락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5% 포인트 높아진 80.1%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전사적인 비용 절감 활동을 연중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 매출액 대비 영업부문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2.9%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0.1%p 하락했다"며 "비록 경상연구비 등 일부 비용 증가로 금액이 조금 커진 것은 맞지만, 이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활동의 결과이며, 단순한 비용 관점이 아닌 투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아반떼, 투싼 등의 신차를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런칭에 이어 EQ900를 선보임으로써 시장 대응력을 제고하고 추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분기별로도 실적 후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조5천1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2% 감소했다. 눈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았던 시장 컨센서스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7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조7천648억원으로 5.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조5천294억원으로 7.7%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 실적에 대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했는데 이는 신흥국 통화와 판촉 경쟁 심화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 일회성 요인 등이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규모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최초로 중간배당 1천원을 실시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성은 다소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을 큰 폭으로 상향함으로써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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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올해 아반떼, EQ900 등의 신차를 글로벌 주요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UV 차종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로 내수시장 69만3천대, 해외시장 431만7천대 등 총 501만대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당분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차와 SUV 판매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상승, 원화 대비 이종통화 환율의 기저가 낮아지는 등 환율 환경 또한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실적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