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價 하락 고용량으로 버틴다

작년 사상최대 실적…4분기엔 가격하락 고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6/01/26 11:41    수정: 2016/01/26 14:02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사상 최대 연간 실적 기록을 3년 연속 갈아치웠다.

하지만 작년 4분기부터 이어진 D램 수요 부진과 단가 하락에 발목이 잡히면서 8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사수에는 실패했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메모리 불황이 단기에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큰 숙제가 남겨진 셈이다.

26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18조7천980억원, 영업익 5조3천360억원, 순익 4조3천2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 4%, 3%씩 증가한 수치다.

반면 4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익, 순익이 각각 4조4천160억원, 영업익 9천890억원, 순익 8천710억원으로 모두 직전분기 대비 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D램 단가 하락이 4분기 역성장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2014년 하반기 4기가비트 기준 D램 단가는 3.7달러선에서 작년 하반기 2.1달러선까지 급락했다.

수요 부진도 무시할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PC 판매량은 점차 줄고, 스마트폰 시장 성장도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이에 D램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1% 감소했다.

SK하이닉스 M14 공장

■ 세트별 D램 고용량화 대응에 집중

우선 주력 제품인 D램은 시황이 밝진 않지만 새로운 시장 트렌드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 사장은 “1분기에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계절적 비수기에 따라 어려운 시황이 예상된다”면서 “주요 하이엔드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고용량 모바일 D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 실적을 개선할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률 향상에 기대거나 새로운 시장 환경에 맞출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준호 사장은 “올해는 IT 기기 판매량 성장보다는 세트 당 D램 용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DDR4 메모리를 탑재한 PC 판매가 늘면어 D램 채용량이 늘어날 수 있고 서버 단에서도 32기가바이트 이상의 고용량 채용이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 판매량 성장세는 둔화 추세로 예상하지만 제조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라 중저가폰 사양 상향 트렌드에 맞춰 고용량 메모리 증가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IT 시장의 성숙에 따라 신성장을 찾는 업계 트렌에도 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자동차나 전장, 가상현실, IoT 기반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D램 수요는 20% 초반대 성장이 예상되며, 보수적인 시장 전망에 따라 공급 증가도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 SSD 수요 개선, 하반기 낸드 안정세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부터 안정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사장은 “4분기 낸드 시장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의 탑재량 증가와 노트북 SSD 채용 증가가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며 “2016년 전체는 스마트폰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모바일 임베디드 보다는 SSD 탑재 비중 용량 증가가 전체 낸드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SSD 수요 개선이 예상되는 올 하반기부터 수급 안정성을 찾으며 실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낸드 수요 증가는 30% 중후반대로 공급증가율과 비슷할 것”이라며 “공급 증가가 2D 제품에 제한된 상황에서 전체 업계의 3D 케파 증가 불확실성이 전제된 터라 전체 수급은 예상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D램은 2Z 나노미터 DDR4, LPDDR4 등의 양산 안정화로 경쟁력을 갖추고 1X 나노미터 개발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낸드는 14나노 전환과 3D 전환에 따른 경쟁력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현재 36단 MLC가 준비를 마쳤고 48단 TLC 개발을 완료해 수요 상황을 살핀 뒤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 "올해 3D 낸드 중심 설비투자, 하반기 D램 20나노 초반대 전환"

SK하이닉스는 작년 연말부터 올해 투자 비용으로 6조원대를 투입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금액 상당 부문은 3D 낸드 투자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명영 재무본부장은 “올해 투자지출은 R&D와 안전환경 투자, 공장 자동화 개선 IT 투자가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순수 팹 투자는 3D 낸드 위주고 이를 빼면 약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3D 낸드 투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M12 청주 공장을 2D에서 3D로 케파를 전환하는데 많은 투자가 올 상반기에 일어날 것”이라면서 “M14는 올해 생산을 시작하진 않지만 2층 클린룸이 3D 공사가 하반기에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금액은 상반기 시장 수요를 보면서 탄력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D램 생산계획에 대해 박래학 D램 마케팅그룹장은 “올해 2분기부터 모바일과 그래픽 D램 제품은 램프업이 발생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20나노 초반대로 전환해 4분기 정도면 20나노 초반대 제품의 비트그로스 오버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는 D램과 낸드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회할 수 있는 각각 20%,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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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회사 측은 2~3년 내 배당성향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5일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는데 이는 순이익 기준 8.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측은 “현금 보유량의 30~50% 범위 내에서 주주 환원을 목표로 한다”며 “배당 성향 20%는 2017년이나 2018년이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