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공개한 분기 실적 가운데 스토리지 사업 매출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다는 진단이 나왔다. IBM 실적 추이가 좋지 않다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스토리지 하드웨어 부문의 하락세가 유독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지난주 보도를 통해 2010~2015년 IBM의 분기 실적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 대비 스토리지 하드웨어 사업 실적이 훨씬 나쁘며 (하락세에) 끝이 안 보인다"고 평했다.
[☞참조링크: IBM storage revenues are very reliable. Four years of steady decline and counting]
보도에 따르면 IBM 스토리지 사업의 연간 합산 매출은 지난 2011년이 정점이었다. 2010년에서 2011년으로 넘어가면서 대략 37억달러로 성장했는데, 이후 해당 매출 규모는 매년 축소를 거듭하고 있다.
더레지스터는 "IBM의 스토리지 사업은 2011년에서 2015년, 4년새 37억달러에서 24억달러로 35%나 떨어졌는데도 IBM 경영진은 스토리지 하드웨어를 관심을 기울일만한 분야로 여기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2015 회계연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공개한 IBM은 스토리지 사업에 대해 별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시스템z 메인프레임과 파워 유닉스 시스템을 통해 전체 하드웨어 사업이 성장했다고만 강조했다. 불리했던 환율 영향을 배제했을 경우다.
달러 강세로 인한 손해를 무시할 수 없지만, IBM 하드웨어 실적이 전체 부진을 상쇄할만큼 이전보다 확 개선된 것도 아니다. 이번 IBM 분기 매출은 220억6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5% 떨어졌고 연매출은 817억4천만달러로 전년대비 11.9% 떨어졌다.
[☞관련기사: IBM, 신사업 매출 선방…부진 상쇄엔 역부족]
그럼에도 IBM은 클라우드, 애널리틱스, 모바일, 시큐리티, 소셜 등 '전략적 지표'로 꼽히는 사업들의 성장세를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들의 매출은 2013년 실적에서 22% 비중을 차지했는데 2015년 실적에선 35%로 확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IBM은 기존 매출에서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실상 스토리지 하드웨어 사업의 부진의 배경인 디스크 및 테이프 스토리지사업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스토리지 얘기도 없진 않았지만, 현황에 비해 낙관적인 뉘앙스다.
마틴 슈로터 IB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토리지 시장의 가치가 소프트웨어와 플래시 및 오브젝트스토리지 요구사항에 맞는 걸 제공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IBM에게 시장 흐름 때문에 기존 주요 하드웨어 사업이 어려워진 건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니다. IBM은 서버 시장에서 이런 이유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제품을 남기고 x86 시스템 쪽을 처분했다. IBM 사정상 이런 '출구전략'을 스토리지에서 쓰긴 어렵다.
[☞관련기사: "지난해 세계 올플래시 스토리지 1위는 IBM"]
관련기사
- IBM, 1억3천만달러에 유스트림 인수 타진2016.01.25
- IBM, 신사업 매출 선방…부진 상쇄엔 역부족2016.01.25
- IBM, 코그니티브컴퓨팅 금융사기방지로 영역 확대2016.01.25
- IBM 왓슨이 한국말을 뗀다는 의미는?2016.01.25
[☞관련기사: 글로벌 디스크스토리지 시장, HPE만 성장]
IBM이 최근 몇년간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괜찮은 성과를 거뒀지만, 기존 사업 부진을 상쇄하기엔 아직 성과의 규모가 충분히 크다고 볼 수 없는 상태다. 반면 디스크스토리지 시장에서 IBM의 입지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