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헬로비전 합병, 여론의 향배는?

"소비자편익 증대" vs "경쟁제한성 심화"

방송/통신입력 :2016/01/24 14:48    수정: 2016/01/25 07:58

미래창조과학부가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 합병과 관련한 여론수렴 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찬반 공방이 더욱 뜨거월질 전망이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맞아 기업간 결합으로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합병론과 시장 독과점을 더욱 고착화시켜 그 피해가 곧 고객들에게 갈 것이라는 합병 반대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여론의 향방이 어느쪽으로 기울지 주목된다.

■KT-LGU+ "경쟁제한성 위배, 소비자 피해"

경쟁사인 KT,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이 경쟁제한성을 심화 시키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결국 손해를 불러 온다면서, 합병 불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LG유플러스는 인수 허가 여부를 통합방송법 확정 이후 판단해야 한다며 '합병 연기론'를 주장하고 나섰다. 개정법이 확정되면 IPTV의 케이블(SO) 지분 소유 제한(33%) 규정에 위배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인수 허가 여부 판단을 미뤄야 한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된 통합방송법이 IPTV사업자의 SO 지분 제한 규제 내용을 담고 있고, 시행령에서 SO지분 소유제한 수준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들은 인수합병이 허가될 경우, 시장의 불균형이 더욱 고착화 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합병 인가 심사 당국의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SK텔레콤이 이용요금을 대폭 인상할 것이란 자체 연구 결과를 제시, SK텔레콤을 압박했다. 아울러 CJ헬로비전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알뜰폰 시장까지 SK텔레콤이 흡수해 이동통신 사업에서 단숨에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향후 가계 통신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LG유플러스는 합병 후 3년 내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 결합상 품 등 전 시장을 SK텔레콤이 독식할 것이란 추정치를 내놨다. 이통 시장의 경우는 점유율이 최대 54.8%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결합상품 점유율은 지난해 44.9%에서 2018년 최대 70.3%까지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즉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알뜰폰 1위 사업자의 결합, 지역 유선방송 1위 사업자와 전국 IPTV 사업자간 합병이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위배된다는 것이 경쟁사들의 시각이다.

■SK텔레콤 "방통융합 국제적 추세, 소비자 편익 증대"

SK텔레콤이 제시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이후 예측되는 시장 점유율 변화.

반면 SK텔레콤은 경쟁사들의 인수 합병 반대의 논리가 ‘끼워맞추기식 분석’이란 입장이다. 급변하는 ICT 환경에 대한 이해나 반영 없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아전인수격 해석만 내놓는다는 지적이다.

먼저 SK텔레콤은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합병 심사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가 마련한 통합방송법의 기본 취지를 심각하게 곡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방송법 자체가 현행 방송법과 IPTV로 나눠져 있는 법을 일원화하고 체계화하려는 목적인데, 이를 경쟁사들이 규제의 관점에서만 일방적으로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IPTV의 SO 소유 및 겸영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은 통합방송법 입법과정에서 논의되거나 공감대가 형성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방송통신 융합으로 플랫폼의 경계가 사라지고 규제가 완화되는 국제적인 방송통신 산업 추세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합병이 결국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SK텔레콤은 “케이블은 방송법에 따른 요금 상한제, IPTV는 IPTV법에 따른 정액승인제 규제를 받고 있어 사업자의 임의적 가격 인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가격을 인상할 경우, 대규모 이탈이 분명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 결정이 쉬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가 흡수될 것이란 주장에도 기존 KT망을 통해 가입한 가입자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가입자 동의 및 막대한 비용 이슈가 있다는 점에서 무리가 있다는 관점이다.

중앙대 경제학부 이광훈 교수가 분석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 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할 경우 시장 점유율 변화 예상치.

또 방송결합상품 가입률 증가에 대한 주장에는, CJ헬로비전의 케이블 가입자가 모두 SK텔레콤 이동전화를 선택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이를 근거로 경쟁제한성이 높아진다는 LG유플러스 측 연구에 대해 “피상적이고 신빙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절하 했다.

덧붙여 알뜰폰 시장에서의 이용자 편익 훼손에 대한 우려에는 “SK텔레콤이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로서 대가, 조건 등을 임의로 정할 수 없는 등 제도적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이 밖에 SK텔레콤은 “결합상품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뿐만 아니라 결합을 통해 할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며 “기업 결합 이후 기존 결합상품을 선택할 수 없었던 SO 가입자들의 편익 증대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수합병 이후에도 초고속 인터넷, 방송, 유선전화 시장에서 확고한 1위는 KT며, 유료방송 선택 결정 요소에는 초고속 인터넷이어서 KT가 보다 유리할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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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입장과 주장을 종합해볼 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 합병의 쟁점은 ▲과연 통합방송법이 IPTV 사업자의 SO 소유 및 겸영을 제한하는가와 ▲인수 합병에 따른 시장 지배력 강화 및 전이에 대한 영향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가가 주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미래부가 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이메일, 우편, 팩스 등으로 받기로 한 만큼, 여론의 향방도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