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거롭고 성가신 운전으로부터의 완벽한 해방’
기아차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자율주행차 브랜드 ‘드라이브 와이즈’의 콘셉트다. 다양한 자율주행 기반 기술을 통해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향상시킴으로써 ‘기분 좋은 운전’을 지향한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그러나 기아차의 '드라이브 와이즈' 자율차 브랜드는 이같은 콘셉트 문구를 빼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지난해 여러차례 공개된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 수준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다른 업체와의 협력 체계 구성안 발표도 없었다. 기아차는 "자동차와 IT 간 융합을 통해 미래 스마트카 선도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하지만 다른 업체와의 협력 없이 이같은 구상이 가능하겠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기대 밖 호응 없었던 기아차의 자율차 브랜드 발표
'드라이브 와이즈'는 기아차의 첫 CES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 행사의 핵심 키워드였다. CES 2016을 계기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별도의 브랜드를 통해 자율차 개발에 승부수를 보겠다는 게 기아차의 전략이다.
하지만 기아차의 브랜드 발표는 CES에 참석한 전 세계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은 사로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당시 기아차 프레스 컨퍼런스를 지켜본 한 참가자는 "단순히 자율차 브랜드 로고 디자인만 발표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며 "자율주행차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토요타, 구글, 포드 등과 어떤 차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은 오는 2030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오는 2020년 부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달성한 뒤, 2030년경에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도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기아차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2조원 넘게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러나 업체간 협력 없는 '나홀로 브랜드' 전략이 통하겠냐는 시각도 있다. 올해 CES 2016에 참석한 자동차 업체들은 IT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똑똑한 스마트카 만들기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자동차가 주행을 넘어 인간의 모든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기 떄문이다. 폭스바겐은 LG와 손잡아 사물인터넷 활용에 도움되는 'BUDD-e' 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했고, BMW와 삼성전자는 지난 CES 2014때부터 구축한 협력 체계 굳히기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아우디, 볼보와 손을 잡고 버추얼 기술 및 자율차 프로젝트 향상에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아우디 CES 부스에 찾아가 협력을 약속하는 '엄지 척' 제스쳐를 취한 것도 눈에 띈다.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기아차
기아차는 이같은 시각에 대해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했다. 이같은 면허 취득은 기아차에게 큰 성공이나 다름없다. 네바다 주가 자율주행 면허 취득이 까다로운 곳이기 때문이다. 협력없이 독자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이끌고 있는 기아차에겐 좋은 기회다.
기아차는 CES 2016 현장에서 네바다 주 번호판이 박힌 쏘울 자율주행차를 전시했다. 차량 뒷유리엔 그동안의 자율주행 성과를 소개하는 영상을 투시해 기아차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다른 업체와의 협력 없이도 자율주행 기술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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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아차가 자체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해킹 우려다. 기아차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외신 기자는 기아차 임직원들에게 "최근 문제시 되는 자율차 해킹 우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물었다. 기아차는 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연구하는 부서는 있다고 언급만 했을 뿐이다.
기아차는 앞으로 자동차와 IT 산업 간 융합을 통한 최첨단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스마트카 시장을 이끄는 선도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기아차의 꿈이 빠른 시일내에 이뤄질까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