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단말기 구매부담을 줄이기 위한 소비심리가 확산되면서, 알뜰폰, 공짜폰, 외산폰 등 중저가 스마트폰 열풍이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제조사와 통신사 모두 중저가폰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며 연초 성수기 시장을 공략하는 분위기다. 특히 과거 프리미엄폰 보급에 초점을 맞춰 온 통신 3사 모두 가성비 높은 중저가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우체국 알뜰폰 판매량이 3만9천595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루 550건에 불과했던 우체국 알뜰폰 가입건수는 기본료 0원 요금제가 출시된 4일 이후 가입자가 약 15배 가량 증가했다.
우체국은 기본요금 없이 매월 50분 동안 공짜로 음성통화가 가능한 상품을 출시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또 데이터가 필요한 사용자의 경우는 기본요금 6천원에 음성 230분, 문자 100건, 데이터 500MB를 지원하는 요금제에 가입하면 된다. 월 3만9천900원이면(부가세 별도) 음성, 문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우체국 알뜰폰도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달 15일 출시한 중국 화웨이의 'Y6'는 출시 20일 만에 1만4천대가 팔려 중국폰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LG유플러스는 여성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쯔위’를 앞세운 광고 마케팅까지 지원한다.
Y6는 5인치 HD 디스플레이와 램 1GB, 내장 용량 8GB, 2천200mAh의 탈착식 배터리를 갖춘 기기로, 15만원대 가격으로 책정됐다. '뉴 음성무한 29.9' 요금제 가입할 경우 13만4천원의 공시지원금에, 추가 지원금(15%)까지 받을 수 있어 사실상 무료 구매가 가능하다.
KT 역시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J7’으로 중저가폰 대열에 합류했다. 판매 개시 후 3주가 지난 시점부터 매일 2천여대씩 판매되며 40~50대 중장년층, 10대 청소년 층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갤럭시J7은 LTE 데이터 499요금제 기준 할부원금이 8만9천950원밖에 안 된다. 5.5인치 대화면 HD 디스플레이, 대용량의 3천mAh 교체형 배터리,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스냅드래곤 410 프로세서, 1.5GB 램, 16GB 내장 메모리를 장착했다.
SK텔레콤이 지난 9월, 출고가 44만9천900원에 선보인 TG앤컴퍼니의 루나폰은 최근 15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 이통사들의 중저가폰 경쟁의 도화선이 된 루나폰은 출시 3주 만에 유통망에서 재고가 전량 소진될 만큼 높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SK텔레콤은 여성 걸그룹 AOA의 ‘설현’을 모델로 내세워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루나는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3GB 램(RAM) 등의 사양을 갖췄다. SK텔레콤은 출시 당시 최대 31만원(밴드100 기준)의 공시 지원금과, 선착순 5만 명에게 2만원 상대의 특별 고객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에 나섰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모두 중저가폰 띄우기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중저가폰 단말기 모델로 아이돌 스타까지 동원하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10~20대 젊은 소비층까지 끌어 모으고 있다.
단말기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우선, LG전자가 CES 2016에서 선보인 보급형 스마트폰 ‘K10’을 오는 14일 이통3사를 통해 출시한다. 가격은 20만원대 중후반에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A 2016'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키로 하고 통신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밀려 ‘효도폰’, ‘세컨드폰’ 정도로 여겨졌던 중저가폰들이 이제는 젊은 층까지 공략하는 폰으로 ‘신분상승’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중저가폰의 가성비가 뛰어날 뿐 아니라,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중국산 제품들도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번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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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시행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단말기 및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공찌폰' 을 비롯한 보급형 스마트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스마트폰들의 기본 사양들이 상향 평준화돼 스펙의 차이보다 가성비를 따지는 이용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통신사들이 인기 모델을 앞세워 중저가폰을 홍보하고, 지원금을 상향 조정하고 있어 알뜰폰, 공짜폰, 중국폰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줄고 판매량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