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지난 2014년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덩치를 키운 레노버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3위 도약을 목표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모토로라의 유산인 ‘모토(MOTO)’ 브랜드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자체 브랜드 ‘바이브(Vibe)’로는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선다.
천 쉬동 레노버 모바일사업부문 수석부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6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레노버는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면서 "올해는 높은 수익률 달성이 목표로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3위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레노버 전체 매출에서는 PC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수준으로 여전히 많지만 모바일 부문 비중도 20%를 넘어서며 PC,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등 세 가지 성장축의 한 요소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레노버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 또 다른 중국 제조사인 화웨이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CES에서 레노버는 스마트폰 신제품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카메라 성능을 크게 강화한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바이브 S1 라이트’를 공개했다. 바이브 S2 라이트는 어두운 조명에서 사진을 촬영할 때 겪는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이미지 왜곡을 방지하는 5개의 렌즈를 장착한 800만화소 전면 카메라와 셀피 플래시를 탑재했다. 또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에는 '파노라마 셀피' 기능도 넣어 셀피 성능을 강화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199달러(약 23만8천원)에 불과하다.
또 레노버는 구글과 공동으로 특별 행사를 열고 구글의 3D 증강현실 프로젝트인 탱고 솔루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올 여름 출시한다고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탱고는 3D 기술이 결합된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구글이 4년 전부터 비밀리에 추진해 온 사업이다. 기기에 탑재된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실제 사물을 인식하고 3D로 디지털화 해 이를 가상현실과 결합한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미디어가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레노버는 현재 하이엔드 제품에는 모토로라모빌리티 사업부가 만드는 모토(Moto) 브랜드를, 자체 개발된 저가 브랜드에는 바이브(Vibe) 두 가지 라인업만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품군에 모토로라라는 이름은 더이상 쓰지 않는 대신 모토 브랜드와 모토로라의 상징과 같은 박쥐 모양 ‘M’ 로고는 그대로 유지한다. 기존 모토로라모빌리티 사업부도 레노버 내에 그대로 존재하게 된다.
모토로라는 한때 휴대폰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차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2012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다시 2014년 10월 레노버에 팔렸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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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딜론 예 레노버 아시아퍼시픽(AP) 모바일 비즈니스 수석부사장은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을 "매력적이지만 힘든 시장(attract but tough market)"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면서 "멋진 출시를 위해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해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레노버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 6.8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팹플러스'를 처음 출시하면서 공식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다만 레노버는 내부적으로 패블릿 제품군인 팹플러스는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 사업군으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