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해 보수적 판매목표…왜?

올해 판매목표 813만대, 7만대↓…내실·R&D 강화 반영

카테크입력 :2016/01/04 09:46    수정: 2016/01/04 11:23

정기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813만대로 잡았다. 작년 판매량(801만대) 대비 12만여대 증가한 규모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판매목표로 제시한 820만대보다는 소폭 줄어들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6년 시무식을 갖고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이어 800만대 이상의 판매를 달성했다"며 "올해 계획한 813만대의 글로벌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2016년 시무식에서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연간 목표로 설정했던 820만대 달성에 실패했다. 현대·기아차가 연초 제시한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적은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연간 목표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녹록치 않았던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2년 연속 800만대 달성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01만대(국내 69만3천대, 해외 431만7천대), 312만대(내수 52만5천대, 해외 259만5천대)의 판매목표를 세웠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은 작년 대비 2.9% 증가한 8천8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801만여대를 판매했다. 이는 올해 1천만대 판매를 돌파한 일본 토요타, 미국 GM(제너럴모터스), 독일 폭스바겐과 르노-닛산에 이은 5위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 목표는 다소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 시장의 불안 등으로 저성장의 지속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기아차 멕시코공장과 현대차 중국 창저우공장 가동으로 전세계 10개국 34개 생산공장을 갖출 예정이다. 멕시코 신시장은 물론 북미, 중남미 공략을 강화하고, 중국 경제의 신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는 징진지(京津冀) 지역 내 대표 자동차 메이커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생산능력 증가에도 보수적인 판매목표를 잡은 이유를 놓고 현대차 안팎에서는 '양적 성장보다 내실을 강화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 기조가 올해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올해 판매 목표와 관련, "813만대라고 잡았지만 질적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R&D(연구개발) 등을 더 강화시키려고 한다.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801만대를 판매했다"면서 "전반적으로 품질 등에 하자가 없었다. 자동차가 고장이 없었다는 것은 경사스러운 얘기"라고 덧붙였다.

특히 "글로벌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해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정보통신과 전자 기술이 융합한 미래 기술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글로벌 환경차 시장에서 판매 외연을 확대해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인 'EQ900(해외명 G90)'와 제네시스 G80이 올해 연이어 해외 고급차시장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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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고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밖에 올해 친환경 전용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를 비롯해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또 아반떼, 스포티지 등 지난해 국내에 출시돼 인기를 끈 현대·기아차 대표 차종들을 해외에서 본격 판매한다.